고유가·출혈 경쟁에 막힌 LCC···중국 운수권 사활
중국 수요 회복·노선 재배분 기대에 경쟁 격화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고유가와 환율 상승, 노선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수익 구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유류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과 동남아 등 기존 주력 노선에서는 항공사 간 공급 경쟁이 심화되며 운임이 낮아졌고, 탑승률이 높아도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운임 수준이 높고 수요 회복세가 뚜렷한 중국 노선을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운수권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의 정기 운수권 배분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중국 노선 이전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중국 노선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중국 정기 운수권 배분에 쏠린 눈
국내 LCC들은 올해 중국 운수권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가 정기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항공사 대상 설명회를 진행한 가운데 LCC의 경우 중국 노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통상 매년 1~2회 정기 운수권 배분을 진행하는데, 올 상반기에 운수권 배분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상황 속에서 일부 노선 감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노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일본과 동남아 등 기존 주력 노선은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기 노선일수록 항공사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탑승률이 높아도 수익성은 제한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이를 운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중국 노선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노선은 단체 여행과 개별 여행 수요가 동시에 회복되고 있으며, 기업 출장 등 상용 수요가 많아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LCC는 제한된 기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거리 노선 확대가 스케줄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만큼, 수익성이 높은 노선 중심으로 운항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LCC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에 따라 항공사들이 비인기 노선 운항을 감편하고 있어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운수권은 추가 수익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노선 수요는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해 1~3월 기준 중국 노선 이용객은 439만명으로 일본에 이어 단일 국가 기준 2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와 사드 사태로 위축됐던 수요가 엔데믹 전환과 무비자 입국 허용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증가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2023년 1분기 38만명 수준이었던 이용객은 2024년 286만명으로 9배 가까이 늘었고, 2025년에는 351만명까지 증가했다.

수요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인의 방한 관광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한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여행 수요가 양방향으로 확대되면서 노선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행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기존 중국 노선은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개별 여행까지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월 황금 연휴에 중국 비중이 30% 정도로 가장 높았다"며 "장가계 등 관광지는 패키지 여행 수요가 많은 반면, 상하이 등 대도시는 개별 여행 수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과 동남아에 집중됐던 수요가 일부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선 재배분도 남아
또 다른 변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노선 재배분이다. 양사는 합병 과정에서 경쟁 제한 해소를 위해 일부 중국 노선을 타 항공사에 이전하도록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대상 노선은 인천∼베이징·상하이·선전·시안·장자제·창사·톈진과 부산∼베이징·칭다오 등 총 9개다. 해당 노선이 실제로 재배분될 경우 LCC들에게는 추가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 인기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LCC는 중국 노선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이들 운수권을 배분 받을 경우 추가 수익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중국 노선 역시 공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경쟁 심화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외교 관계나 정책 변화에 따라 수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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