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열린다…1400만배럴, 4.8일분 원유 국내로
후르무즈 유조선 국내까지 20일...‘4월 위기’ 넘길듯
김 총리 “탈(脫)나프타 포장재 지원 방안 모색”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근처 페르시아만의 화물선 모습.[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ned/20260408111004204rjtz.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원유 수급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재 해협 안에 묶여 있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에는 약 1400만배럴의 원유가 실려 있어, 통항이 재개되면 4.8일분 물량이 이달 안에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관련 선박은 총 26척이다. 이 가운데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은 7척, 국적 선사가 운항하는 선박은 4척으로 파악됐다. 이들 유조선에 실린 원유 물량은 약 1400만배럴로,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 290만배럴 기준 약 4.8일분에 해당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은 없다.
국내로 입항 예정인 유조선의 출항 시점과 관련해 산업부는 “현재 외교 경로를 통해 호르무즈 운항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해 우리 유조선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국내(서산 대산항 등) 항만에 도착하기까지는 20일 안팎이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이달 안에 국내 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제기됐던 이른바 ‘4월 에너지 위기설’도 일단 고비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9일 발표 예정인 3차 석유 최고가격제에도 이번 휴전 및 통항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최고가격제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통항이 현실화되면 단기 원유 수급 불안과 정유업계 재고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공공부문 차량 5부제 등 기존 에너지 절약 대책의 강도 조절 여부는 미지수다.
실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974.7원으로 전날보다 6.3원 올랐고, 경유는 1966.0원으로 6.2원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10.9원으로 전날보다 8.1원 올랐다. 경유 가격도 7.9원 상승한 1991.3원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제주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4.0원 오른 2024.5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열고 “탈(脫)나프타 정책 같은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탈나프타 포장재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특별한 국가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비닐, 합성섬유, 화학소재의 핵심 원료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시작점’이다. 석유화학사들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통해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등을 생산한다.
김 총리는 또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짜 뉴스로 불안을 부추기거나 사재기로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회의에서는 각 실무대응반이 주요 추진 사항을 보고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금융안정반은 피해기업 대상 정책금융기관 및 민간 금융권 자금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규모 확대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채권·자금시장 안정 프로그램도 필요시 즉각 실시할 방침이다.
에너지수급반은 석유 추가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산유국 대상의 아웃리치(대외 접촉) 강화와 홍해 통항 지원을, 민생복지반은 사재기·매점매석 방지를 위한 업계 자율규제 유도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산업통상부는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 주재로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제조사, 공급사, 판매사 등 유통 관계자와 해양수산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한 ‘석유제품 수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수급 불안을 틈탄 인위적인 물량 조절이나 과도한 가격 인상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키로 했다.
또 유통상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했다. 기존 휘발유·등유·경유 위주로 운영되던 ‘오일 콜센터’를 윤활유와 선박연료까지 확대 개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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