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피아노 스타 랑랑 "항상 한국 팬들과 연결감 느껴요"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한국 관객 열정과 지식 깊이 겸비”
“현대 음악가는 모든 플랫폼 소통해야 하지만
SNS만으론 지속적인 커리어 못 만들어”
“제가 어릴 땐 (중국에서) 아이들 수백만명이 피아노를 배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수가 4000만명이 넘습니다.”

피아니스트 랑랑이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 내 클래식 음악 열기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랑랑은 중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올림픽 같은 국제 행사에서 연주하며 중국의 음악 문화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약 2년 만의 내한이다.
“기술은 음악을 위한 것, 그 반대는 안 돼”
랑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피아니스트를 꼽을 때면 이름이 빠지기 어려운 연주자다. 그는 큼지막한 국제 행사에서 단골처럼 연주를 맡아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등의 개막식에서 공연했을 뿐 아니라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성화 봉송 개막 행사와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연주했다. 2009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축가를 선보이기도 했다.

수차례의 올림픽에서 랑랑이 보여준 공연들은 중국에 ‘피아노 열풍’을 일으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공연을 마치고 너무 많은 메시지가 한꺼번에 와서 휴대폰이 멈출 정도였어요. 이전엔 클래식 음악을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관심을 두게 됐죠. 사람들이 제 리사이틀에 와서 ‘오늘이 제 첫 클래식 공연 관람이에요’라고 말할 땐,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순간이 없어요. 이런 경험은 음악가로서의 제 활동과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같은 결에 있는 거라고 봐요.”
랑랑의 연주는 중국의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를 동경하던 아이들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랑랑에 따르면 중국에서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이 4000만명이 넘는다고.
“이들 모두가 전문 연주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음악과 성장한다는 점이죠. 이 아이들은 더 창의적이고 공감할 줄 알며 귀를 잘 기울이는 사람이 될 겁니다. 4000만명 중에서 또 새로운 뛰어난 음악가가 등장하게 되겠죠.” 랑랑은 2008년 랑랑국제음악재단을 설립해 어린 연주자들을 직접 후원하고 있다.
대중과 가까이하는 랑랑은 현대 음악가라면 연주 실력뿐 아니라 소통 역량도 중시해야 한다고 본다. “모든 플랫폼에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음악은 어디에나 있어요. 스트리밍으로 나오고 빠르게 퍼지며, 휴대폰을 통해 전달됩니다. 오늘날의 젊은 피아니스트는 자신만의 진솔한 방식으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동시에 깊이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죠. SNS만으론 지속적인 커리어를 만들 수 없습니다. 기반은 항상 진지한 공부와 진정성 있는 음악이어야 하죠. 기술은 음악을 위한 것이지, 그 반대가 돼서는 안 됩니다.”

내한 공연 작품은 “매우 솔직한 음악”
이번 내한 공연에서 랑랑은 지난해 10월 발매한 앨범 ‘피아노북2’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2019년 내놓은 앨범 ‘피아노북’의 후속작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과 31번, 모차르트의 론도, 리스트의 ‘위로’와 ‘타란텔라’ 등을 들려준다. 알베니즈의 ‘스페인 모음곡’ 발췌 연주와 그라나도스의 작품도 준비했다. 고전주의의 정수인 모차르트와 베토벤에서 스페인의 정열적인 음악으로 이어진 뒤 연주자의 기교를 만끽할 수 있는 리스트의 곡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이다.
“전 이 모든 곡이 공통적으로 뭘 공유하고 있는지를 자문했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진정성’이었죠. ‘피아노북2’의 작품들은 소품들이지만 매우 솔직합니다. 불필요한 게 없죠.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 역시 때로는 잔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진솔합니다. 스페인 작품들, 알베니즈와 그라나도스의 음악은 기쁨과 삶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죠.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은 음악적 진실의 다양한 얼굴을 다루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흐름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친밀하고 순수한 순간에서 시작해, 깊이 있는 사유를 거쳐 열정적으로 빛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여정이죠.”

한국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한국에선) 관객들이 음악을 깊이 이해하면서도 매우 열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보통은 지식이 깊거나 혹은 열정적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선 이 두 가지가 공존합니다. 그래서 항상 한국 팬들과 강한 연결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학교, 더 많은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는 랑랑. 그에게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음악을 나누려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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