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5척 보내.. 호르무즈 반대편 하루 500만 배럴 쟁탈전 [여의도 Pick!]

백승기 기자 2026. 4. 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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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전무후무한 에너지 위기 속에 홍해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유조선들로 미어 터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는 아시아행 원유에 역대 최대 규모의 할증료를 붙였고, 시장의 혼란은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해양수산부는 6일, 국무회의 보고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하여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경유하는 대체 운송로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정부는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활동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수부 종합상황실과 청해부대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전 세계 원유운반선들이 사우디 얀부항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얀부항은 일일 최대 50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수출항입니다. 현재 동부 유전지대에서 1200㎞ 길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죠. 이 파이프라인의 최대 수송 능력은 하루 약 700만 배럴에 달하며, 얀부항 자체의 처리 능력은 일일 최대 500만 배럴 수준입니다.

최근 얀부항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평균 340만 배럴에서 피크 시 500만 배럴을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쏟아져 나오던 하루 2100만 배럴의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얀부항 인근에는 지난 3일 기준 원유운반선 43척이 정박 중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 10여척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입니다.

현지 관계자들은 얀부항 앞바다의 상황을 두고 “마치 크리스마스를 앞둔 대형 쇼핑몰 주차장 입구처럼 선박들이 끝없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고 묘사했습니다. 급작스러운 물동량 쏠림으로 인해 평소보다 선적 대기 시간이 5일 이상 길어지는 등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한 원유 가격을 대폭 인상하며 수익 극대화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CEO에 따르면, 사우디는 5월 인도분 아랍 라이트(Arab Light) 가격에 배럴당 약 20달러(약 3만 원)의 프리미엄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전월 대비 무려 17달러나 인상된 것으로, 사우디 석유수출 역사상 최대 폭의 인상입니다. 드미트리예프 CEO는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해 대재앙 수준의 원유 부족이 임박했다”며 세계 원자재 시장이 극도의 불안정기에 진입했음을 경고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에서 주요 구매국으로 향하는 원유 물량 감소 가능성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입국들은 비용 상승에 직면하는 동시에,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블랙록의 롭 카피토 사장은 투자자들이 전쟁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으며, 설령 분쟁이 조기 종료되더라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