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요즘 펫보험 좋댕”… 사람처럼 평생보장·장례비 특약

박세영 기자 2026. 4. 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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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1만 가구가 반려동물 키우는데… 펫보험 가입률 1.4%
유병견·유병묘 겨냥 상품도 등장
10세까지 신규가입 문턱 낮아져
동물시스템 등록땐 보험료 할인
미용목적 수술 등은 보상서 제외
질병명·영수증 표준화가 과제로
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를 키우고 있는 40대 민모 씨는 반려견이 주는 행복이 크지만 생각보다 병원에 갈 일이 많고 지출도 많아 놀라고 있다. 그는 “심장사상충약 등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 약값에 각종 질환 치료비에 건강검진 비용도 매번 10만 원 정도씩 들어 생각보다 반려견 의료비 지출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펫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그는 “상품 종류도 많지 않고, 실제 보험 커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아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591만 가구(지난 2024년 말 기준)로 전체 가구의 26.7%에 달함에 따라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도 증가하면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펫보험 가입률 1.4% 불과

8일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치료 가구의 평균 연간 지출은 146만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펫보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메리츠·한화·삼성·KB·DB·농협 등 주요 13개사가 판매 중인 펫보험의 보유 계약 건수와 원수보험료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23년 말 기준 펫보험 가입 건수는 약 10만 9000건으로, 2022년 기준 개·고양이 추산 마릿수(799만 마리)와 비교하면 추정 가입률은 약 1.4%에 불과하다.

◇노견·노묘 시대 ‘평생 보장’

펫보험은 기본 계약에 가입하면 질병·상해로 국내 동물병원에서 발생한 입원비·통원비·수술비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한도 내에서 실손 보상받을 수 있다. 배상책임 특약을 추가하면 반려동물이 타인이나 다른 동물에 끼친 손해도 커버되며, 사망 시 장례비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있다.

최근 펫보험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상품의 ‘장수화’다. 카카오페이보험은 최근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 원, 연간 의료비 최대 4000만 원을 보장하는 펫보험 상품을 내놓으며 만기를 최대 20년으로 설계했다. 개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길어야 15년 남짓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생애 전 기간을 커버하는 ‘평생 보장’ 설계다.

가입 가능 나이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과거 펫보험은 통상 3∼8세까지만 신규 가입을 받았지만, 최근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삼성화재 ‘위풍댕댕’, NH손해보험 ‘펫앤미든든’ 등은 만 10세까지 가입 문턱을 열어두고 있다.

사람의 유병자 보험처럼 ‘유병견·유병묘’를 겨냥한 상품도 등장했다. 메리츠화재는 입원·수술을 제외하면 3개월 내 치료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 반려동물 보험을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장례비용 지원 특약을 도입했다.

◇보상 범위와 제외 항목 등 확인해야

보험료는 반려동물의 나이·견종·보장 수준에 따라 달라지며, 자기부담률(0∼50%)을 조정해 월 납입 부담을 조절할 수 있다. 1·3·5년 주기로 보험료가 갱신되기 때문에, 나이가 올라가거나 손해율이 높아지면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animal.go.kr)에 등록하면 2∼5%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상에서 제외되는 항목도 확인해야 한다. 통상 보험 가입 전 이미 발생한 질병이나 상해, 선천적·유전적 질병, 자격 없는 수의사의 의료 행위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 치과 치료비, 예방접종, 미용 목적 수술, 임신·출산·피임 관련 비용도 보상하지 않는다.

◇표준화된 질병명·표준 영수증 필요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치료비 급등의 배경으로 표준화된 진료 체계의 부재를 지적한다. 동물병원은 사람병원과 달리 동일 질환에도 진료명이 제각각이고, 같은 치료를 받아도 진료비가 수 배까지 차이 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표준 영수증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표준화된 영수증이 없는 점은 반려인의 알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심사를 어렵게 해 펫보험 성장 자체를 저해하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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