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부담 6분의 1로 줄여 ‘AI 경량화’… ‘1인 1AI에이전트’ 핵심[Who, What, Why]

이용권 기자 2026. 4. 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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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전세계 이목 ‘구글 터보퀀트’
고화질 사진을 JPG로 바꾸듯 방대한 데이터 3비트로 압축
핵심 데이터는 고정밀 보존하고 임시저장공간 비약적 절감
천문학적 서버비용 절감 가능해져… 하드웨어호환성 ‘숙제’

인공지능(AI) 본격화 시대를 맞아 차세대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가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하려면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규모로 필요한데, 터보퀀트가 이러한 ‘비용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면서도 AI 모델의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여, 누구나 내 스마트폰 안에서 고성능 AI를 비서처럼 부리는 ‘1인 1AI 에이전트’ 시대를 앞당길 핵심 열쇠로도 평가받는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터보퀀트의 ‘퀀트(Quant)’는 물리학의 양자역학이 아닌, 컴퓨터 공학의 ‘양자화(Quantization)’를 뜻한다.

양자화란 AI 모델을 구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정밀도가 높은 실수(16비트 등)에서 용량이 적은 정수(8비트·4비트 등)로 변환해 압축하는 기술이다. 고화질(RAW) 사진을 시각적 화질 저하가 거의 없는 압축 파일(JPEG)로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구글 리서치가 발표한 터보퀀트는 특히 LLM이 긴 대화를 나눌 때 과거의 문맥을 기억하기 위해 사용하는 ‘임시 저장 공간(KV 캐시)’의 용량을 비약적으로 줄여준다. 기존 양자화 기술은 용량을 억지로 줄이면 AI가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성능 저하가 심했다.

반면 터보퀀트는 핵심적인 데이터는 고정밀도로 보존하고, 덜 중요한 데이터만 선별적으로 3비트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압축하는 ‘혼합 정밀도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구글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성능 손실을 1∼2% 내외로 철저히 통제하면서도, 메모리 사용량은 기존 대비 최대 6분의 1로 줄이고 연산 속도는 8배나 끌어올릴 수 있다.

글로벌 테크 업계가 터보퀀트와 같은 압축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연 ‘비용과 확장성’이다.

우선 천문학적인 서버 구축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수천만 원짜리 고성능 서버용 GPU 여러 대가 묶여야만 돌아가던 거대 AI 모델을, 단 1대의 GPU나 저사양 서버에서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온디바이스 AI’의 완벽한 실현이 가능해진다. 거대한 데이터센터나 끊김 없는 인터넷 연결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용자의 스마트폰·노트북, 혹은 자동차 내부 메모리만으로 고성능 AI를 즉각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것이다.

이처럼 AI 경량화는 현재 글로벌 테크 시장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터보퀀트뿐 아니라 다양한 경쟁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데이터의 표현을 1, 0, -1 단 세 가지로만 압축해 처리하는 이른바 ‘1비트(Bit) LLM(비트넷)’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극단적 경량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메타는 자사의 오픈소스 AI인 ‘라마’ 생태계를 중심으로 고도화된 양자화 알고리즘을 발 빠르게 지원하며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터보퀀트를 비롯한 최신 양자화 기술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상으로의 완벽한 안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굵직한 과제들도 남아있다.

복잡한 추론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일상적인 대화나 요약에서는 3∼4비트 압축 시에도 성능 저하가 적지만, 고도의 수학적 추론이나 복잡한 코딩 작업 등에서는 여전히 압축으로 인한 ‘지능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

하드웨어와의 호환성도 숙제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3비트·4비트로 정교하게 압축하더라도, 이를 연산하는 하드웨어가 해당 비트 단위의 연산을 물리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면 오히려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업계에선 미래의 AI 패권이 혁신적인 압축 알고리즘과 이를 온전히 가속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의 유기적인 결합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터보퀀트로 촉발된 ‘초경량 AI’가 진정한 1인 1AI 시대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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