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사 먹지 마세요"…'돈 안 드는' 최강의 숙취 해소법 [스프]

⚡ 스프 핵심요약
담배는 건강에 치명적인 물질로 반드시 끊어야 하지만, 술은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체질에 한해 소량은 허용될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은 뇌세포가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알코올 의존증의 강력한 지표이며, '해장술' 역시 위험한 중독 증상입니다.
술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셔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술 대신 마시는 탄산음료는 지방간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술과 담배
저는 술과 담배를 같이 묶는 게 되게 의아해요. 물론 둘 다 중독성 물질이지만 담배는 백해무익한 거고, 술도 그렇긴 한데, 사회적으로는 음주가 더 심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건강만 따지면 음주는 적당히 하면 미약한 데 반해서 흡연은 적당히 해도 안 좋습니다. 담배는 배우면 배울수록 '진짜 절대 하면 안 되겠다'가 되고 술은 '이 정도까지는 건강에 크게 문제없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Q. 담배는 찾아도 찾아도 장점이 한 개도 없어요?
제가 이비인후과다 보니까 이비인후 두경부암센터가 정식 명칭이거든요. 머리부터 목까지 생긴 암을 다 봅니다. 여기에 모든 영향을 끼치는 게 담배예요. 담배를 피우면 단순히 폐암만 걸리는 게 아니고 설암, 후두암 다 생기거든요. 그 결과가 되게 끔찍합니다. 안에 있는 장기가 아니고 겉으로 드러나는 장기를 들어내는 거잖아요. 외형이 바뀌어요. 그리고 목소리가 안 나온다든지 밥을 못 먹게 된다든지. 담배는 무조건 끊는 게 좋죠.
Q. 담배는 장점이 하나도 없다. 술은 그래도 장점을 찾으신 거예요?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얼굴이 안 빨개지는 사람에게 한두 잔 정도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심지어 운동하고 술 먹으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한 잔까지는 근합성(운동 후 근육이 단백질(아미노산)을 이용해 새로운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에 크게 문제없다는 논문도 있어요. 그러니까 좋은 점이 있다기보다는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네?'라는 걸 찾은 거고. 그리고 술은 음식과 같이 먹을 때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도 있고 더 맛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잖아요. 많이 먹게 만드니까 대사적으로 안 좋을 수는 있겠지만 여기서 오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수도승도 아니고 인생을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도파민을 찾긴 찾아야 되는데 덜 나쁘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저는 적당한 음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Q.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다면' 전제는 왜?
얼굴이 빨개진다는 건 몸에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부족하다는 거거든요. 거의 80~90%는 타고나는 거고, 마시면 는다는 것은 10~20%밖에 안 돼요. 술은 타고난다고 보면 되는데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들은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셔도 신체에 오는 대미지가 훨씬 큽니다. 이런 분들은 저처럼 한 잔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죠.
Q. 원래 안 빨개지는데 어떤 날 빨개지면?
너무 단 시간에 먹었거나 혹은 탈수 상태거나. 몸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알코올이 들어가면 같은 양을 먹어도 몸 안에서 농도가 달라지잖아요. 그러면 더 빨리 빨개질 수 있습니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난 다음에 술 먹으면 훨씬 빨리 취해요. 땀이 다 나가서 탈수가 된 상황에서 먹으면.
Q. 술 마실 때 물 옆에 두면서 마시라고 하는 게.
덜 나쁜 방법. 알코올로 인한 대미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물 마시는 거예요. 확실히 좋습니다.
Q. 얼굴이 빨개졌는데 계속 먹다 보면 하얘지는 경우?
그게 최악이죠. 정도를 넘어가서 혈관이 수축하기 시작하면서 더 대미지가 쌓이는 거기 때문에. 얼굴 빨개지는 사람은 과음은 안 하는 게 좋아요.
Q. 하얘졌다고 괜찮다고 먹을게 아니라.
'내가 이제 진짜 맛이 갔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폭탄주, 이래서 더 빨리 취한다?
Q. 소주, 맥주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할 수밖에 없는 원리예요?
그렇다기보다는 일단 먹는 알코올 양이 많아요. 계속 원샷을 하는데 당연히 맛이 가죠. 소주만 원샷을 하면 쓰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먹을 것 같은데, 맥주도 술이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취하고 물을 안 먹고 있다면 더 빨리 취하겠죠.
Q. 소주 한 잔과 맥주 한 잔을 각자 따로 마시는 것, 섞어서 마시는 것.
사실은 똑같습니다.
Q. 많이 마셔서 빨리 취하는군요.
과실주는 다를 수 있어요. 와인은 순수한 알코올만 있는 게 아니고 불순물이 많잖아요. 특히 과일 같은 경우엔 더 많이 들어가거든요. 타닌 같은 것들은 숙취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주나 이런 것들은 알코올만 있으니까 알코올에 의한 숙취는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성분은 없어서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와인이 더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죠.
Q. 해장술?
거기까지 가면 큰일 난 거예요. 해장을 술로 하면 이게 알코올 의존증의 기준 중에 하나예요. 중요한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기준입니다. '해장술을 했는데 증상이 좋아졌다' 왜? 다시 취해서 그래요. 술을 먹어서 진통 효과를 준 거죠. 해장술이 필요한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면 알코올 의존증으로 가고 있거나 이미 의존증이 됐다, 치료가 필요하다.
블랙아웃이 의미하는 몸의 신호는?
Q. 술 마시면 필름 끊기는 사람들 있잖아요. 건강에 더 안 좋은 시그널이에요?
블랙아웃이 왔다는 건 그때마다 뇌 손상(Brain Damage)이 있다는 겁니다. 뇌 손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기억이 안 난다면 '뇌 세포가 어제 많이 죽었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블랙아웃을 경험했다, 이것도 알코올 의존증의 중요한 지표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 어제 필름 끊겼잖아' 이렇게 말하는데 미국 가서 '나 어제 필름 끊겼잖아' 그러면 바로 알코올 중독자 모임 갑니다. '너 진짜 큰일 났구나'
Q. 필름 끊기는 거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관대하다?
너무 관대한데, 이거는 되게 엄중한 사안이고 사실은 이미 중독된 의존증으로 넘어갔다는 뜻이기 때문에. 문제 음주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블랙아웃이 처음, 평생 딱 한 번 있었다? 그건 내가 내 술 마시는 양을 모르니까 먹었다고 치지만, 한 번 경험했는데 두 번째 '이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더 먹으면 블랙아웃 올 것 같은데'라면서도 먹은 거잖아요. 그건 문제 음주거든요. 내가 인지하고 있는데도 먹게 되는 것이 심각한 건데. 그래서 블랙아웃은 되게 위험한 거고 이런 사람은 '술 마실 때 조심해야 될 게 있나요'가 아니고, 바로 병원에서 도움을 받으셔야 돼요.
Q. 밖에 있을 때는 집에 가야 되니까 긴장하면서 마셔서 집까진 잘 와요. 그런데 집에 와서의 일이 기억이 안 나면?
똑같습니다.
Q. 술을 많이 먹고 와서 집에서 자잖아요.
알코올 자체가 동일한 시간으로 수면했을 때 수면 효과가 훨씬 떨어지긴 합니다.
Q. 잠 안 오면 술 마시는데.
입면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적정량을 마셨을 때예요. 소주로 치면 반 잔에서 한 잔 정도는 입면에 도움이 되는데, 그 이상이 되면 중간에 깨게 만듭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술 먹으면 코를 고는 사람들은 알코올 때문에 근육 힘이 빠져서 기도가 막히는 수면 무호흡증이 생기는 거고, 수면 무호흡증이 원래 있는 사람들이 술 먹고 급사하는 이유가 거기 있어요. 술 때문에 더 심해져서 숨을 못 쉰 거예요. 그래서 심근경색이 와서 사망하게 되는 거죠. 그 정도로 술을 먹는 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빈도 vs 양..적정 음주량은?
Q. 지난 방송에서 뇌졸중 전문의인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님 출연하셔서 적정 음주량을 '일주일에 한 번, 두 잔 이내'라고 하셨어요. 조금 더 현실적인 적정량을 제시해 주시면?
저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자기 건강에 맞춰서 하면 되는데, 기저질환이 있다면 사실 이것도 안 되고, 내가 먹으면 얼굴이 빨개지는데 두 잔 먹으면 진짜 새빨갛다면 이것도 안 됩니다. 한 번에 먹는 양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한 잔으로 제한을 하시는 게 좋고 아니면 끊는 게 더 좋습니다 그런 분들은. 그런데 내가 술 먹어도 얼굴이 안 빨개지면 일주일에 한 번, 두 잔 이내를 먹는다는 것은, 내 건강에 딱히 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는 먹어도 괜찮은 정도라고 보면 돼요. 이거를 넘어가면 조금 안 좋아질 수 있는데, 저는 빈도보다도 한 번에 먹는 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빈도를 일주일에 두 번으로 늘리더라도 하루에 계속 두 잔 이내로 먹고 있다면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없다면. 나이가 들고 기저질환이 생기면 여기서 더 줄여야죠.
Q.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한 달에 한 번 폭음을 한다?
폭음이 훨씬 안 좋습니다. 차라리 매일 적게 먹는 게 낫습니다.
숙취해소제 말고 이걸 먹어라?
숙취해소제의 의학적인 근거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입니다. 건강 보조제라고 보시면 돼요. '이거 먹으면 건강에 좋대요' 이런 것들의 의학적인 근거를 보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권고 수준이 낮고 용량도 너무 적어서 도움이 될 가능성이 너무 적어요. 실제로 식약처에서 조사를 해봤더니 대부분이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숙취해소제보다는 물을 같이 먹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Q. 술자리를 가야 되는데 술을 못 마신다면.
마음의 준비를 위해 숙취해소제를 먹고 갈 수는 있겠지만, 크게 상관없습니다. 심리적인 거지 결과에서는 유의미하게 나오는 게 별로 없어요. 물 한 병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Q. 술 못 마시는 사람은 술자리에서 탄산음료 많이 마시잖아요. 탄산음료에 대해서는?
저 안 먹어요. 건강에 진짜 안 좋습니다. 과당은 어떻게 보면 알코올보다 안 좋을 수도 있어요. 술도 안 먹는데 왜 지방간이 있죠? 보통 콜라를 드시면 지방간이 생깁니다.
혼자 끊지 마세요. 방법은 다 있습니다
의사들 중에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은 많지만 담배는 거의 안 피웁니다. 의사들이 확실히 흡연율이 낮아요. 계속 배우고 계속 결과를 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끊어야겠다'가 되는 거죠. 실제로 의사의 흡연율은 일반인보다 낮습니다. 요새는 의지만으로 끊을 필요가 없어요. 약이 다 있습니다. 보건소 가서 '나 금연하고 싶습니다' 하면 알아서 금연 전문 교육을 받은 분이 다 알려주고 약도 줘요. 혼자 담배 끊는 건 진짜 쉽지 않은데 약의 도움을 받으면 더 쉽기 때문에 금연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금주는 어렵겠지만. 금연은 꼭 하시고 금주까지는, 적당히.
정유미 기자 yum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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