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차보험료 5부제 할인 '덜컥' 발표…운행여부 확인 어떻게?
요일별 운행 검증 관건·기존 특약 관계도 고민
정책 취지에는 공감…현실화 방안은 고심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이라는 취지에 맞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텐데요…"
보험업계가 차량 5부제 참여 시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실상 현장에선 근심이 가득하다. 참여 여부 확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는 '중동상황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손보업권은 유가급등, 에너지 절약 기조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차량 5부제 참여 시 운행감소에 따른 사고율 하락을 감안한 보험료 인하나 유가급등 영향이 큰 영업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 우대 등이 제시됐다. ▷관련기사: '중동사태' 금융당국 비상대응TF…은행 53조 지원·차 보험료 인하 검토(3월30일).
이 가운데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을 두고 보험업계의 고심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기존 특약과 겹치는 구조
현재 대부분 보험사는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대중교통 특약'이나 일정 기준 이하로 주행거리를 줄일 경우 보험료를 돌려주는 '마일리지 특약'을 운영 중이다. 차량 운행이 줄어들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보험업계와 관계 기관도 금융위원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기존 특약 제도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차량 운행량 감소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이라면 사실상 현재 운영 중인 마일리지 특약과 구조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업계의 고민으로 꼽힌다. 이미 주행거리 감소에 따른 할인 제도가 있는 만큼 5부제 할인 역시 같은 틀 안에서 처리될 경우 정책 취지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차량 5부제 참여에 따른 보험료 할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기존 마일리지 특약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히 기존 특약의 할인 폭을 확대하는 방식만으로는 정책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요일별 운행 확인 어떻게?…개인정보 제공 거부감도
문제는 요일별 운행 제한을 어떻게 확인하느냐다. 마일리지 특약이 1년간 총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사후 정산하는 구조라면 5부제 할인은 특정 요일에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운행 거리보다는 운행 여부를 검증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티맵이나 카카오내비 등 내비게이션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완성차 업체의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연계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개별 보험사가 플랫폼 사업자나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데이터 접근 권한과 기술적 연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소비자 수용성 역시 변수다. 특정 요일 운행 여부를 확인하려면 일정 수준의 운행 데이터 수집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개인의 이동 경로나 생활 패턴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험료 할인 폭이 크지 않다면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운전점수 특약 등에서 운행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운전점수나 누적 주행거리 등 결과값 중심의 정보만 제공되는 구조다. 특정 요일에 차량을 운행했는지와 같은 세부 이동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운전점수 특약이나 대중교통 할인 특약이 있어도 이를 선택하지 않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며 "보험료 할인 폭이 크지 않다면 운행 데이터를 제공하려는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할인 확대' 언급되는 이유
결국 5부제 보험료 할인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실제 상품으로 구현하기까지는 기술적·제도적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수준의 할인율을 단기간에 설계하기 어렵다는 점도 업계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자동차보험 특약은 통상 사고율 변화 등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할인율을 산정하는데,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책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경우 기존 특약의 할인 폭을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의미한 할인율을 적용한 새로운 특약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기간에 대응하려면 기존 마일리지 특약이나 관련 할인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km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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