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옭아매는 아동학대죄 “수사 자체가 형벌”

엄재희 기자 2026. 4. 8. 07: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하는 사건에 교사들 가슴이 멍들고 있다.

김희정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한 정의와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학교 교육활동 관련 사안은 수사 개시 전 교육감 의견을 거치고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고소 남발 … “모호한 기준이 문제”
▲ 생성형 AI 제작

"한 학생이 교실 앞문을 잠가 담당교사를 출입하지 못하게 막은 일이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학생을 불러 지도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같은 반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학부모가 공개재판을 했다며 정서적 학대행위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ㄱ중학교 교사)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하는 사건에 교사들 가슴이 멍들고 있다. ㄱ교사는 "해당 학생은 수업 시간에 잉크를 뿌리거나 학교폭력 의심 행동을 해 여러 차례 지도를 해야 했다"며 "그러나 학생의 아버지가 찾아와 '내가 법을 전공했다'며 아이를 교무실로 호출한 것은 정서적 학대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고 설명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된 '정서적 학대'

현행 아동복지법(17조5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고소·고발에 악용하기 쉬운 구조다. 실제 한 교사는 동아리 팀별 공연 연습 중 "열심히 안 하면 더 처질 수 있어"라고 말했다가 정서적 학대로 고소당하는가 하면 교실에서 장난친 학생에게 바닥을 닦으라고 훈육했다는 이유로 역시 정서적 학대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경찰·검찰 조사 과정에서 교사들은 큰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겪는다.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에 벌점을 주고 훈육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죄 고소와 민원에 시달린 ㄴ초등학교 교사는 "변호사비로 사비 2천만원을 지출했고 4년 넘는 시간 동안 정신과 약을 달고 살아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며 "사건은 종결됐지만 트라우마가 남았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절차적 처벌' 고리를 끊어야 한다"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과 제도는 현장에서 유명무실하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육감은 소속 교원이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판단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실제 수사 개시까지 막은 사례는 일부에 불과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한 1천23건 중 경찰의 수사 개시 전 종결된 사례는 166건(1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형사처벌 제외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일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수사 과정에서 죄인 취급을 받으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고통받는 '절차적 처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정서적 학대를 초·중등교육법으로 옮겨와 교사가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교육청이 형사고발 또는 자체 종결하도록 해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희정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한 정의와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학교 교육활동 관련 사안은 수사 개시 전 교육감 의견을 거치고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학부모 단체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교육활동이 지속적인 학대까지 갈 심각한 수준이라면 보호자의 과보호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