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에 가라”…죽음에 이르러서야 그곳을 떠난 엄마

백유진 2026. 4. 8.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엄마, 집에 가라."

"네가 이렇게 맞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가노."

딸을 보호하려던 어머니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 집을 떠났습니다.

숨진 피해자는 딸을 지키기 위해 위험 속에 자신을 내몰았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엄마, 집에 가라."
"네가 이렇게 맞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가노."

서로를 지키려던 이 대화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딸을 보호하려던 어머니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 집을 떠났습니다.

■ 산책로 옆 하천서 여행가방 시신이?…충격에 빠진 시민들

지난달 31일, 대구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그 안에는 50대 여성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신고 10시간 30분 만에 딸 최 씨와 사위 조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예비 부검 결과 숨진 피해자는 갈비뼈와 골반 등에 다발성 골절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시신 유기 과정에 딸도 가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무너진, 불행한 가족의 단면이 드러났습니다.

■ 밤새 이어진 폭행…“사소한 트집이 부른 참극”

경찰 조사 결과 범행은 지난달 18일 발생했고, 시신 유기 13일 만에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폭행의 이유는 "설거지 소리가 시끄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 전날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폭행은 멈췄다가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딸 부부가 최 씨 사망을 인지한 시점은 오전 10시쯤. 그러나 신고 대신 이들이 선택한 것은 은폐였습니다.

정오가 되기도 전이었지만 부부는 시신을 여행가방에 담아 약 30분 동안 끌고 가 강변에 유기했습니다.

폭력은 살인이 되었고, 살인은 다시 유기로 이어졌습니다.

"젊은 남녀 둘이 캐리어 끌고 가면 대구에 여행 온 사람이라 생각하지, 거기에 설마 사람이 들어있다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목격자-
(화면제공 : 시청자)


■ “딸을 지키려”…좁은 원룸에서 시작된 동거

숨진 피해자는 딸을 지키기 위해 위험 속에 자신을 내몰았습니다.

딸 부부와 장모는 지난해 8월부터 경북 경산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고, 한 달 뒤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동거를 제안한 것도, 혼인신고를 먼저 이야기한 것도 사위였습니다.

하지만 혼인 직후, 조 씨는 “집안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어머니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좁은 신혼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폭력에서 딸을 지키려고 한 선택이, 오히려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가 됐습니다.

이듬해 2월, 대구 중구로 이사한 뒤 상황은 더 악화했습니다. 이삿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은 딸을 넘어 장모에게까지 향했습니다.

"집에 강아지를 키우는데 강아지 패드 있잖아요. 사람이 지나가다가 밟고 지나가면 좀 삐뚤어질 거 아닙니까? 그런 것까지도 이야기를 한다고.."
-대구북부경찰서 형사과장, 황현룡-

■ 가족은 왜 몰랐나…끊어진 연락, 통제된 일상

나머지 가족들은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과거 피해자에 대한 가출 신고는 한 차례 있었는데, 남편이 신고했지만 이후 아내와 연락이 되면서 해제됐습니다.

아들은 타지에서 생활하며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가족들은 “딸과 잘 지내는 줄 알았다”고 말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강력범죄를 넘어 오랜 시간 누적된 가정폭력이 결국 폭발한 결과라는 게 다수 의견입니다.

생전 피해자는 가출 신고 한 건 외에는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등 다른 신고 이력이 없어 보호나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호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가출 신고, 연락 두절. 하지만 그 모든 조각은 “괜찮겠지”라는 믿음 속에 흩어졌습니다.

경찰은 이번 주 안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백유진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