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이 정도면 서울시장 해도 되지 않나?” [서울시장 예비후보 연속 인터뷰]

권은혜 기자 2026. 4. 8. 06: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3선 박주민 의원을 만났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온 자신의 성과를 밝히며 그는 말한다. “이 정도 일을 했으면 서울시장 해도 되지 않나?”

 

3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인 박주민은 별명이 많다. 국회 입성 전 ‘거리의 변호사’라 불리며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부터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유족의 곁을 지켜왔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여러 투쟁 현장들을 다니느라 꼬질꼬질해진 모습에 ‘거지갑’이란 별명이 붙었다. 법안을 많이 발의해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박주발의’라는 명칭을 얻었고, 의원 동료들로부터는 ‘정책통’이라 불린다. 그는 제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국민연금 모수 개혁부터 의료 개혁 3법까지 복잡한 난제를 해결해왔다.

박 의원은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떠나지 않아도 되는 서울로 전환하겠다”라며 ‘기본특별시, 기회특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놨다. 3월25일 국회 본관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박주민 후보를 만났다. 그는 질문마다 펜으로 적으며 자신의 입장과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도중에, 수시로 고카페인 음료로 목을 축였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시정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시민 없는 시정’. 오로지 시장의 다음 정치적 행보만을 염두에 둔 시정을 펼쳐왔다고 평가한다. 한강버스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한강버스가 과연 시민을 중심에 놓고 고민한 결과일까? 한강버스 노선과 서울 지하철 9호선 1구간이 상당 부분 겹친다. 제가 9호선 현장을 방문하고 놀랐던 게, 이미 플랫폼과 궤도는 8량 기준으로 공사가 끝나 있었다. 그런데 재원 문제로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고 결국 6량으로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필요 재원을 살펴봤더니, 한강버스에 쓸 돈이면 급행열차 8량으로 충분히 늘릴 수 있었다.

오 시장이 네 번이나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지금까지 오세훈 시장의 시정에 대해 누군가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비판해준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의석 배분 비율이 굉장히 불균형하다(국민의힘 73석, 민주당 33석). 중앙 정치도 그런 역할을 안 했다. 제가 3선 의원이 된 후 새서울준비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오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비판할 점이 있으면 기자회견, 항의 방문 등을 계속해왔다. 그 덕분에 이제는 오 시장의 시정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시민들이 다 아시지 않나.

현재 서울시의 최대 과제는?

부동산, 특히 주거 문제다. 현재 서울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면서도 주거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세훈 시장은 윤석열과 함께 부동산 문제에 이념적으로 접근하면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민간만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민간 부문은 아무래도 인허가 심의나 주민 간 이해관계 조정 문제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싼 데다 주택 순증량 역시 적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공급 면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이 함께 가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제 서울 주거 공약도 공공과 민간 두 축으로 공급을 꾀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을 어떻게 공급할 계획인가? 재원 조달은?

먼저 공공부문은 서울 시내 주민센터 400여 개와 각종 공공청사 부지 200여 개의 용적률을 높여서 복합개발을 하려 한다. 이를 통해 청년 주택 4만 호를 만들어내겠다. 공공청사인 만큼 인허가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이 외에도 서울시의 유휴 부지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용지 등을 재건축·재개발해 연간 3만 호씩 공급하려 한다. 여기에 더해 용산의 옛 철도정비창 용지를 매각하지 않고 토지임대부(토지는 공공이 소유, 건축물은 분양받은 자가 소유) 형태로 구독형 주택 2만 호를 공급하는 대책도 내놨다.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이 발의되어 국토위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된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민간의 경우, 기존에 오세훈 시장이 내세웠던 ‘신속통합 기획(신통기획)’이 있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내용인데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신통 사업’이 필요하다. 인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치구와 인허가권을 나누는 한편, 재정문제의 경우 ‘시민 리츠’를 조성해서 해결해보려 한다.

‘시민 리츠’가 뭔가?

기부채납 아파트를 시민의 자발적 투자로 조성된 시민 리츠가 인수하고 그 운영수익을 시민들에게 배당하는 형태다. 민간 부문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핵심은 분담금 문제다. 기존 주민이 추가로 몇억 원대의 분담금을 내야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고 하니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조합 결성도 어렵고 절차 진행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시민 리츠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이 지원될 수 있다면, 좀 더 빠르게 민간 공급이 이뤄지리라 본다. 부동산 공급을 위해 세금을 쓰는 게 아깝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공급을 통해 수익을 벌어다 주는 사업이라고 자신한다.

부동산 부문 외에 자신 있게 내세우는 공약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밥상 물가 20% 절감’ 정책이다. 이건 어렵지 않다. 도매법인이 주요 역할을 하는 강서 도매시장과 가락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이 주로 거래되는데, 여기서 전국의 농산물 가격을 좌지우지한다. 이곳의 유통단계가 복잡다단하고 투명하지 못하다. 그 때문에 산지 농민들은 제값을 못 받는다 하고,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말한다. 저는 산지 농민-소비자-서울시가 참여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공형 도매법인을 만들겠다. 지금까지는 도매법인이 주도하던 도매시장에 손대려 하다 보니 반발도 심하고 설득이 어려웠다. 공공 트랙을 새로 하나 만들면, 기존 도매시장들은 자연스레 영향을 받고 전반적으로 유통시장이 개편되리라 본다.

다른 하나는 ‘AI 기본도시’ 정책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주정부가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초대형 AI 슈퍼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뉴욕 엠파이어 AI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이처럼 서울에 있는 대학과 공공기관이 컨소시엄을 조직해 ‘한강 AI’라는 자체적인 서울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 이 센터를 첫 번째는 행정 혁신의 몫으로, 두 번째는 공공과 연구 대학이 쓰도록, 세 번째는 스타트업 기업이 들어와 개발하고 연구하도록 세 섹터로 나눌 예정이다. 대신 이익이 나면 시민과 공유하는 협약을 체결해서 한강 AI를 운영해보려 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향해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도이치모터스라는 기업은 주가조작으로 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기고 김건희 일가에는 큰 이익을 준 곳이다. 진상규명을 위해 당력이 모였고, 결국 해당 기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저는 그런 기업이 후원하고 협찬하는 골프 대회에 민주당의 선출직 공직자가 참석하는 것이 옳으냐는 도덕적 감수성과 정무적 판단을 물어본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처럼 정 후보가 도이치모터스와 결탁했다거나 유착돼 있다고 말한 게 전혀 아니다. 이게 어떻게 네거티브인가. 정 후보께서는 관내에 있는 기업이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2차 합동토론회에서도 정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는, ‘내가 하는 행사에 그런 기업이 협찬했다는 걸 알게 되면 시정 조치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들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2025년 7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성존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전공의들과 중증·핵심의료 재건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가’로서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행정이나 입법이나 똑같은 정치다. 행정과 마찬가지로 입법 역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법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최근에 서울시 문제를 살펴보면 해법 제시가 안 되었다기보다 ‘이해관계의 조정’이 안 되고 있지 않나.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이 안 되는 것도, 동자동 쪽방촌의 주거환경 개선이 안 되는 것도 이해관계 조정이 되지 않아서다.

다음 서울시장의 기준을 묻는다면, 바로 이 ‘이해관계 조정 능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극에 달한 문제에 참전해서 상황을 정리하는 작업을 누가 해왔나’ 따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칭찬해주신 의료개혁 성과에서 저의 그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복귀시키는 걸 넘어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장으로서 의료 개혁의 핵심 3법(의료인력수급추계위 설치법, 지역의사법, 국립의전원법)을 1년도 안 되어 통과시켰다. 국민연금 모수 개혁도 마찬가지다. 20년 가깝게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는데 제가 정리해서 법안을 합의 처리했다.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도, 2025년 상법 개정안도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컸는데 제가 설득해냈다. 저는 이런 대규모의 이해관계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꾸준히 해왔던 사람이다. 국민연금 모수 개혁과 상법 개정이라는 두 가지 시너지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쳐서 국민연금이 작년에 이익 231조원을 얻어내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 정도 일을 했으면 서울시장 할 수도 있지 않나.

대통령의 지지, 소위 ‘명심’은 본인에게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8일 X에 성동구의 주민 신뢰도가 높다는 언론 기사를 인용하며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3월13일에는 국립의전원법 통과 소식을 알리는 박주민 의원의 X 게시글을 재게시하며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료 개혁 성과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사람이 누구냐, 그게 바로 저다. “저 사람이 들어보니 일을 잘하긴 잘하나 보다”라고 말하는 것과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하다니 일을 잘한다. 감사하다”라고 말하는 건 다르지 않나?

권은혜 기자 kiki@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