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국내 기업 ‘싹쓸이’⋯AI 에이전트 광폭 행보

나유진 기자 2026. 4. 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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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통해 생성한 ‘쇼핑 AI 에이전트’ 이미지.

오픈AI가 국내 기업들과 잇따라 손잡으며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챗GPT가 쇼핑·여가 등 일상 서비스의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편의성 향상과 함께 국내 기업이 오픈AI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오픈AI와 대화형 쇼핑 경험 구현과 AI 쇼핑 에이전트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안에 이마트 앱에 챗GPT를 탑재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고, 내년에는 챗GPT 대화창 안에서 검색·결제·배송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카카오도 지난달 ‘챗GPT 포 카카오’ 내 AI 에이전트 서비스 ‘카카오툴즈’의 연동 기업을 대폭 확대했다. 올리브영·무신사·현대백화점·마이리얼트립 등 외부 파트너 서비스를 추가해 뷰티·패션·여행 등 생활 전 영역을 하나의 대화창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롯데시네마도 최근 챗GPT 앱에 전용 서비스를 개설했다. 대화만으로 개봉 영화 검색·실시간 예매율 순위·지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예매와 결제까지 대화창 안에서 완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기업이 오픈AI 생태계에 편입되는 배경에는 소비자 접근성 확대가 있다는 분석이다. 챗GPT는 자연어 대화가 가능해 복잡한 앱 이용환경(UI)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 

무엇보다 이용자 검색 습관이 포털에서 AI 대화창으로 이동하면서 챗GPT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53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 넘게 늘었다. 챗GPT가 주요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기업들 사이에선 브랜드 노출과 유통 채널 선점 경쟁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오픈AI 입장에선 쇼핑이 국내 이용자 일상으로 파고드는 시작점이다. 구매 패턴·취향·생활 맥락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에이전트를 고도화할 수 있고, 실제 커머스 환경에서 쌓은 운영 경험은 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기반이 된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잇달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쟁점은 데이터 주도권이다. 카카오처럼 챗GPT 포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를 연동할 경우 이용자와 AI 간 대화 데이터 관리 주체는 오픈AI가 된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구매 이력과 취향을 학습할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이 데이터가 오픈AI에 귀속되는 구조에서는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의 주도권도 함께 넘어갈 수 있다.

동시에 오픈AI 에이전트가 이용자 탐색·구매 과정을 주도할수록 기업 자체 플랫폼에서 발생하던 광고·추천 수익이 줄어들고, 독자적인 AI 경쟁력을 키우기도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오픈AI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반 연동은 이용량에 따라 비용이 청구되는 구조여서,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진다. 본격 상용화 단계에서는 수익성 검토가 불가피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 생태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플랫폼 교체 비용도 커진다”면서 “편의성과 종속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