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3년 연속 내장객 감소…골프장경영협회 최동호 회장, 취임 1년 맞아 세금·회비·플랫폼 '3대 혁신' 승부수

김종석 기자 2026. 4. 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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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회비·플랫폼 ‘3대 혁신’ 승부수
징벌적 과세 정면 돌파…“2026년 법안 발의”
내장객 수 대신 홀 수 기준 회비 개편…회원사 갈등 줄이고 공정성 높인다
외부 플랫폼 의존 탈피 선언…자체 예약 시스템 추진
취임 1주년을 맞은 최동호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 채널에이 자료

최근 제주에서 막을 내린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정기총회는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최동호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전국 골프장 경영인들이 다시 모인 그 자리는, 각자 버티는 생존을 넘어 함께 구조를 바꾸는 공존의 해법을 확인한 무대였습니다.

  지금 국내 골프 산업은 분명한 변곡점 위에 서 있습니다. 숫자가 그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전국 골프장 총내장객 수는 2018년 3793만 명에서 2019년 4170만 명으로 처음 4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20년 4673만 명, 2021년 5056만 명으로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코로나19 시기 해외여행 제약과 실외 스포츠 선호 현상이 겹치며 골프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2022년에는 5058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달라졌습니다. 2023년 4772만 명으로 5.7% 줄어들며 내림세로 돌아섰고, 2024년 4741만 명, 2025년 4641만 명으로 3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국내 골프장 전체 내장객 추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

물론 2025년 수치도 팬데믹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폭발적 성장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비용 부담과 규제, 수요 재편 속에서 체질 개선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호황기에는 잘 보이지 않던 구조적 약점들이 이제는 손익계산서 위로 또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골프장경영협회의 역할은 더 무거워집니다. 단순한 행정 창구가 아니라 산업의 이해를 대변하고 공동 생존의 질서를 세우는 중심축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회에서 제시된 '3대 구조 혁신'이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구호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생존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규제를 손보고, 내부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미래 수익 구조의 기반까지 다시 짜겠다는 구상입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금 꺼내든 카드는 방어가 아니라 재편입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3대 혁신 과제를 앞세워 국내 골프 산업의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시 세금입니다. 오랫동안 회원제 골프장은 '사치성 시설'이라는 과거의 잣대 아래 과도한 세 부담을 떠안아 왔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골프의 대중성이 달라졌는데도 제도는 여전히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결국 이 부담은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이용자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협회는 이제 더 이상 소극적 건의에 머물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전문 법무법인과 함께 법안을 정교화하고, 국회 유관 상임위원회와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해 2026년 내 법안 발의라는 구체적 성과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재산세 중과세율의 합리적 조정, 개별소비세 폐지가 핵심 의제입니다. 이는 단지 세금을 줄이자는 요구가 아닙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바로잡아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자는 문제 제기입니다.

  협회 조직 내부의 형평성을 바로 세우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협회는 내장객 수를 기준으로 회비를 차등 부과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적이 좋은 골프장일수록 더 큰 부담을 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꾸준히 불만을 낳았습니다. 실제로 회원사 간 회비 격차가 4배 이상 벌어지며 공정성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제주에서 열린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총회

협회가 추진하는 해법은 '골프장 규모, 즉 홀 수 기반의 정액제'입니다. 수익이 아니라 시설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 회비 체계를 단순화하고, 회원사 간 격차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많이 벌었다고 더 내는 구조가 아니라, 예측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분담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순한 회계 방식 변경이 아닙니다. 회원사 간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협회 운영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문제입니다. 4월 지역회의와 5월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종 의결에 나선다는 일정도 비교적 구체적입니다.

  세 번째 혁신은 가장 미래지향적입니다. 바로 자체 예약 시스템 구축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골프장이 외부 대형 예약 플랫폼에 기대 운영 효율을 확보해 왔지만, 그 대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높은 수수료 부담은 물론이고 고객 데이터가 플랫폼에 집중되면서 정작 골프장 자체의 마케팅 자산은 약해지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협회가 추진하는 시스템은 수익 사업이 아니라 비용 절감형 공동 플랫폼에 가깝습니다. 직거래 중심 구조를 통해 회원사의 부담을 낮추고, 고객 데이터의 주도권을 다시 현장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입니다. 4월 말 업체 선정에 착수해 11월 전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감도 분명합니다. 이 시스템이 안착한다면 회원사들은 단순히 수수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장기 회원 관리라는 새로운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이번에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버티는 산업에서 바꾸는 산업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내장객 감소가 이어지는 흐름은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규제의 벽 앞에서 움츠러드는 대신 제도를 고치고, 내부의 불균형을 외면하는 대신 공정성을 다시 설계하며, 플랫폼 종속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신 디지털 자생력을 확보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골프 산업의 미래를 상징하고 골퍼들과 더욱 친근하게 소통하기 위해 공개한 협회 공식 마스코트 '필뚜'와 '성공이'.

이제 남은 것은 실행과 증명입니다. 세금, 회비, 플랫폼은 각각 따로 떨어진 의제가 아닙니다. 모두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외부 환경을 정비하고, 내부 질서를 바로 세우고, 미래 경쟁의 도구를 스스로 쥐는 것. 이 3대 전환이 실제 성과로 연결된다면 한국 골프 산업은 코로나 특수 이후의 흔들림을 넘어 다시 안정 성장의 궤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내장객에게도 더 합리적인 비용과 더 나은 서비스라는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그것이 진정한 골프 대중화를 앞당기는 길입니다.

  제주 총회가 남긴 가장 큰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위기 앞에서 흩어지지 않고, 함께 구조를 바꾸겠다고 결심한 것.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전성기는 과거 호황의 재연에 있지 않습니다. 더 공정하고, 더 효율적이며, 더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넘어가는 데 있습니다. 

  최동호 회장의 지난 1년은 예열이었습니다. 이제 협회는 혁신을 말하는 조직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는 조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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