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아이들에게서 앗아가는 것[신간]
아이들이 쉬는 숨
데브라 핸드릭슨 지음·노지양 옮김·흐름출판·2만2000원

아침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확인하는 봄날. 30대 이상 어른들에게는 어릴 땐 경험하지 못한 ‘낯선 일상’이지만, 최근 태어난 아이들에겐 ‘익숙한 일상’이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지 벌써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산불과 홍수가 지나간 도시엔 질병의 위험이 도사린다. 이러한 위협을 지금의 어린이들은 더 자주, 더 크게 겪는다.
미국 네바다주 리노의 소아과 의사인 저자는 극심한 기후변화가 어떤 위협을 초래하고 있는지, 진료실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천식 환자인 아이가 산불로 검게 변한 공기를 바라보며 내쉬는 숨을, 집을 사랑하던 아이가 허리케인으로 무너진 집을 보며 느낀 공포를 전달한다. 저자는 매일 아이의 이를 깨끗이 닦이고 예방접종과 정기검진을 빠트리지 않는 다정하고 부지런한 부모들도, 아이들이 기후변화의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지구를 돌보는 일이, 아이들을 정성껏 돌보는 일만큼이나 아이들의 삶에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이소연 지음·돌고래·2만원

“축복의 자리가 아닌 평가의 장이 돼버린 결혼식.”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쓰고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최소화) 의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결혼하는 이들은 줄어드는데, 웨딩 산업은 성장세를 보인다. 예비부부들은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끊임없이 소비한다. 소비의 주도권이 개인이 아닌 자본에 넘어간 ‘한국식 소비문화’는 결혼식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결혼식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이들, 웨딩 업계 관계자 수십명을 만나 인터뷰하고 저자 본인의 경험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 결혼식 문화를 분석했다.
독학이라는 세계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양필성 옮김·클랩북스·1만7800원

일본 철학자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독학’, 즉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책을 읽고, 장시간 탐구해보라고 권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독학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역설한다. 독학자의 태도와 함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탐독과 사유의 방법을 안내한다.
가족이라는 사치
진미정 지음·김영사·1만6800원

한부모 가구가 늘고 있다는데, 이혼율이 늘어서일까. 이는 결혼하지 않은 성인 자녀와 장·노년기 부모가 한집에 사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족학·인구학 전문가인 저자가 저출생·고령화, 경제적 양극화 속에 현재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해설한다.
산다는 슬픔
박경리 지음·다산책방·1만4000원

박경리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토지문화재단 소장 자료에서 발굴한 미공개 유고 시 47편을 엮었다. 삶을 회고하는 시, 원주에서 살던 시절의 기쁨과 무료함을 담은 시, 시대를 향한 분노와 체념을 써내려간 시 등 작가의 삶이 녹아 있는 시들로 채워졌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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