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렸지만 목표주가는 하락… 빅테크와 엇갈린 네이버의 배당 셈법

변인호 기자 2026.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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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주가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검색과 광고로 번 돈을 AI 인프라와 자회사 손실을 메우는 데 활용하는 양상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신규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하고 배당규모를 키우려 하지만 배당 의도도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네이버의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배당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4월 지급하는 2025년 결산배당부터 2028년(2027년 결산분)까지 새로운 주주환원계획을 적용한다. 네이버의 새 주주환원계획은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또는 현금배당 방식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연결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지출을 더한 뒤 설비투자와 법인세 납부액을 뺀 값이다.

배당은 확실히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4월 지급할 2025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630원씩 총 3936억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지급된 2024년 결산배당은 주당 1130원, 2023년은 주당 1205원이었다. 현금배당만 보면 1년 사이 총액이 133.7%, 주당 배당금이 132.7%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주환원 기준 자체가 높아져 늘어난 결과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결산배당을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FCF 20%로 책정했다. 올해부터는 그 비율이 25~35%로 5~10%p 높아졌다.

이렇게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은 네이버 본업에서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부문에서 2조51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핀테크 부문 영업이익도 1427억원이다.

하지만 콘텐츠 부문과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각각 1001억원, 33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콘텐츠와 엔터프라이즈의 적자를 네이버 포털(서치플랫폼·커머스) 중심 본업이 메운 셈이다. 그 결과 네이버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2조208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렇게 벌어들인 이익이 그대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AI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CAPEX)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확충 및 GPU 등의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1조2347억원을 지출했다. 이 같은 투자로 인해 지난해 장부에 반영된 감가상각비용은 4905억원이다. 이러한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이 차감된 후 회사에 실제로 남는 금액이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잉여현금이다.

네이버의 배당금 확대는 네이버의 사업이 잘돼 벌어들인 돈이 증가하면서 나온 결과가 아닌 것이다. 네이버는 투자 부담이 커질수록 주주환원 여력도 함께 감소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커머스 부문의 호조에도 인프라비용 집행 부담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강화로 인한 마진 압박을 예상했지만 부담이 커지는 국면이다"라고 분석했다.
2025년 4분기 기준 네이버 현금 및 차입금 현황, 연결 잉여현금흐름(FCF), 직간접투자 내역 이미지. / 네이버 IR 자료 갈무리

네이버의 이런 전략은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글로벌 빅테크와 비슷하다. 메타의 경우 지난해 722억달러(약 108조원)를 설비투자로 지출했다. 전년 392억달러(약 58조원) 대비 84% 급증한 규모다.

그럼에도 메타는 지난해 1158억달러(약 173조원) 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Net cash provided by operating activities)을 벌었다. 메타는 이렇게 설비투자를 늘리고도 잉여현금흐름이 436억달러(약 65조원)로 전년 대비 16% 감소에 그쳤다. 현금 여력을 유지한 것이다.

반면 네이버는 연결 잉여현금흐름이 2024년 4분기 4380억원에서 2025년 4분기 1850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같은 투자 확대라도 글로벌 빅테크는 공격적 투자로, 네이버는 주가 방어를 위한 배당 확대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달 들어 증권가에서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한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실제 4월 3일부터 6일까지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증권, 메리츠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네이버 목표주가를 낮췄다. NH투자증권은 38만원에서 32만원, 한화투자증권은 34만원에서 30만원, DB증권은 34만6000원에서 30만원, 메리츠증권은 41만원에서 33만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 평균 목표주가는 35만2118원에서 33만4211원으로 5.09% 낮아졌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 도입된 GPU 등 컴퓨팅 자산의 감가상각 부담으로 인프라비가 전년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CAPEX를 상쇄할 비용 절감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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