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언어로 번역됐다”…‘홍명보 얼굴마담설’ 핵폭탄, 대한축구협회 긴급 진화
입 연 아로소 수석코치 “홍 감독의 헌신은 특별…내 의도 왜곡돼 당혹스러워”
평온하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발단은 대서양 건너 포르투갈에서 날아온 인터뷰 기사 한 줄이었다.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의 발언이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홍명보 감독을 향해 ‘전술 공백’, ‘관리형 감독에 불과했다’는 날선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이번 논란은 아로소 코치가 자국 포르투갈 매체 ‘볼라’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국내에 뒤늦게 알려지며 시작됐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대외적인 얼굴이 될 한국인 감독과 실제 훈련을 조직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할 유럽인 지도자를 찾았다”며 자신을 실질적인 ‘현장 지도자’로 정의했다.
이를 두고 축구 팬들과 언론 사이에서는 홍 감독이 ‘얼굴마담’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전술 지휘권은 아로소 코치에게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아로소 코치가 대표팀의 전술 운용 방식을 상세히 노출한 점에 분개했다. 특히 지난달 유럽 원정에서 스리백 전술로 2연패를 당하며 여론이 악화된 시점과 맞물려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KFA 측은 이번 논란의 본질이 현대 축구의 핵심인 ‘전술 분업화 모델’에 대한 이해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감독 1인이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전술 코치가 세부 전략을 설계하고 감독이 큰 틀의 방향성과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는 시스템은 이미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알렉스 퍼거슨이나 펩 과르디올라 같은 명장들 역시 유능한 수석코치에게 전술적 전권을 상당 부분 위임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홍 감독이 팀을 책임지는 ‘CEO’(경영자)라면, 아로소 코치는 전술 파트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CFO’나 ‘CTO’(전문 경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KFA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사이의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면서 “소모적인 논란을 뒤로하고 월드컵 본선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증명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잡음은 잦아들었지만, 이번 해프닝은 대표팀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얼마나 날카로운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아로소 코치가 약속한 ‘헌신’과 홍 감독이 쥔 ‘지도력’이라는 두 톱니바퀴가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갈지가 관건이다. 이제 ‘시스템 축구’의 실체를 증명할 ‘홍명보호’가 ‘승리’라는 단 하나의 정답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시작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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