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총을 소지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캐나다 내 활동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ICE가 “캐나다에서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으며 체포 권한도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지난 7일 카타르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ICE는 최근 캐나다 공영방송 CBC를 통해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요원들은 무장을 하지 않으며, 수색영장 집행이나 체포 등 집행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해명은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ICE 요원들이 경기장 등 주요 시설에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 시의회는 ICE의 행사 관여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확산된 상태다.
ICE는 현재 토론토와 밴쿠버 등 월드컵 개최 도시를 포함해 캐나다 내 5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역할은 마약, 무기 밀수, 인신매매 등 범죄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수사 협력에 한정된다. 캐나다 정부 역시 “ICE는 자국 영토 내에서 어떠한 법적 권한이나 관할권도 갖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미국 내에서 ICE의 권한은 훨씬 강력하다. 미국 연방법에 따라 ICE 요원은 이민법 위반이 의심되는 인물을 체포·구금할 수 있으며, 작전 수행 시 총기 소지도 허용된다. 즉 동일한 기관이지만 활동 지역에 따라 ‘협력 기관’과 ‘집행 기관’이라는 성격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 같은 권한 차이는 이번 논란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캐나다에서는 제한된 역할만 수행한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의 강제 집행 권한과 무장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월드컵 기간 중 관중과 이주민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알자지라는 “지난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ICE 관련 활동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며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국경을 넘는 치안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각국의 주권과 인권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함께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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