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주4.5일제도 아니다⋯ ‘피지컬 AI’, 현대차·기아 교섭 덮친다
2028년 로봇 투입 카운트다운
‘미래 공장 설계권’ 노사 쟁탈전
위기의 노조 ‘노사정 협의체’ SOS
생산성 혁신? 일자리 삭감?

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임금 교섭 테이블에 ‘피지컬 인공지능(AI)’이라는 전례 없는 화약고가 등장할 전망이다. 해마다 반복됐던 정년연장이나 주 4.5일 근무제 도입 등 해묵은 쟁점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생산체계 재편과 일자리 사수 문제가 노사 갈등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노사는 이르면 내달 말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교섭을 개시한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5일 상무 집행 간부 수련회를 열고 올해 핵심 의제를 선정하고, 기아 노조도 지부 운영위원회와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올해 요구안과 투쟁 계획을 확정한다.
올해는 피지컬 AI 등 ‘로봇의 현장 투입’이 초유의 의제로 부상했다. 현대차그룹이 올 초 폐막한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투입 계획을 공개하면서 올해 교섭의 최대 난제로 꼽혀왔다. 당장 노동계 안팎에선 신기술 도입이 아닌 국내 공장의 고용 안정을 흔들고 해외 물량 이관을 가속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국내 일자리 축소의 신호탄으로 본 것이다. 노조는 즉각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은 노조 반발에도 불구, 연내 미국에 로봇 훈련 거점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2028년에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 부품 서열 작업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2030년엔 조립 공정까지 로봇 투입 범위를 넓힌다. 국내 공장 투입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노동계는 시간문제로 본다.
본 교섭 막이 오르기도 전부터 현장의 전운은 짙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략기획실과 해외물량 이관 및 아틀라스 도입 등을 논의했으나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 측은 “사용자 윤리에는 항상 노동자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기아 노사도 최근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AI 산업 전환에 따른 대응 논의를 시작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로봇 도입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명문화를 벼르고 있다. 노조는 “자본의 AI 휴머노이드 도입과 강제 해외 물량 이관에 따른 미래 고용 방안을 확실하게 쟁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현대차·기아·지엠 한국사업장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정부에 자동차 산업 공급망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노조가 전면에 내세운 법정 정년 65세 연장이나 주 4.5일제 등은 파급력 면에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해묵은 논쟁인 데다,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면서 노조가 화력을 집중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투입 공정 범위, 노동 영향 평가의 주체, 국내 공장 인력 재배치 문제 등 ‘미래 공장 설계권’을 둘러싼 노사 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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