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티켓 가격 때문에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잉글랜드팬들, 천정부지 티켓 가격 인상에 또 저항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티켓 가격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정 구단의 문제가 아니라 리그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집단 행동이 주목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8일(현지시간) 리버풀 팬들의 티켓 가격 인상 반대 시위가 다른 구단 지지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리버풀은 지난 3월 말 향후 3시즌 동안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해 티켓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 시즌권 가격은 21.5~27파운드 오르고, 일반 경기 입장권도 1.25~1.75파운드 인상된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구단은 운영비 증가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리버풀에 따르면 경기일 운영 비용은 2016~2017시즌 이후 85% 증가했고, 공공요금은 최근 4년간 107%, 사업 관련 세금은 286% 상승했다. 선수단을 제외한 인건비도 73% 늘었다.
그러나 팬들의 반발은 거세다. 리버풀 서포터 단체 ‘스피릿 오브 샹클리’는 ‘경기장 안에서는 단 1파운드도 쓰지 않겠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시작하며 경기장 내 소비를 거부하는 방식의 항의에 나섰다. 경기 당일 팬들이 구장 대신 지역 상점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구단이 압도적인 반대 여론을 무시했다”며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리버풀뿐 아니라 축구 전체에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다년간 티켓 가격 인상을 사전에 공지한 사례다. 이에 따라 다른 구단들도 유사한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축구 팬 연합 관계자는 BBC 인터뷰에서 “구단들은 서로 가격 정책을 참고한다”며 “3년간 인상이 고정되면 팬들과의 협의 자체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티켓 가격뿐 아니라 좌석 재배치, 고가 서비스 좌석 확대, 청소년·고령자 할인 축소 등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구단에서는 팬 시위가 상시화되는 양상도 나타난다.
전 리버풀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퍼슬로 역시 “핵심 팬층을 소외시키는 것은 사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간 수익이 7억 파운드에 달하는 구단이 추가 수익을 위해 접근성을 희생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BBC는 이번 사안을 ‘팬 접근성 문제’로 규정했다. 단순한 가격 논쟁을 넘어, 전통적인 팬층이 경기장에서 배제되고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관중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라는 분석이다.
팬 단체들은 “누구도 축구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리버풀의 사례가 향후 프리미어리그 전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티켓 가격 구조와 팬 문화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은 단일 구단을 넘어선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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