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5) 회사법

노혁준 교수(서울대 로스쿨) 2026. 4.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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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주식 처분으로 회사의 영업이 양도 혹은 폐지된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발생사유가 된다

1. 상속으로 공유주식을 보유하게 된 상속인들 중 일부가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청구할 때 상법 제333조 제2항의 권리행사자 지정은 필요하지 않음; 상속인들 중 일부가 반대하는 경우 다른 상속인은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신청할 수 없음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다211120 판결

(1) 사실관계 및 판시사항
원고 및 피고 A, B는 망인의 피고회사에 대한 주식을 1/3씩 상속한 상속인들이다. 주된 쟁점은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다툼이었다. 피고들이 원고의 상속인 자격을 부인하자, 원고는 피고회사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예비적으로 자신의 공유지분에 관한 주주권 확인 등을 구하였다. 공유상태 명의개서 청구는 기각되었다.

대법원은 "공유주식에 관하여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청구하는 행위가 상법 제333조 제2항에서 정한 주주의 권리 행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청구를 위해 반드시 1인의 권리행사자가 정해져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주식 취득자가 취득 주식에 관해 명의개서를 할 것인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주식 공유자들 중 일부가 반대하는 경우 "일부 공유자들의 의사만으로 회사에 대하여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설시했다. 사안에서 피고 A, B가 반대하는 이상 원고는 공유상태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피고회사를 상대로 한 공유지분에 관한 주주권 확인의 소는 그 이익이 인정되었다. 사안처럼 다른 공유주주의 반대로 공유상태 명의개서가 불가능한 경우 단독으로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는 것이다. 

(2) 검토 
이 사건 판결이 확인하였듯이 판례는 주식 공동상속의 경우 상속개시 시점에 공동상속인 사이에 준공유가 발생한다고 본다. 분할귀속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법정상속비율과 상속재산분할 결과가 달랐을 때 회사 법률관계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공동상속인들이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하려면 ① 공유상태 명의개서(상법 제337조 제1항) 및 ② 권리행사자 지정(상법 제333조 제2항)이 필요하다. 이 사건 판결은 ①의 명의개서 신청 시 ②의 권리행사자 지정이 없어도 무방하다고 하면서도, ①의 신청에 모든 공동상속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의문이다. 주식의 단독 취득자인 경우 스스로 불이익을 감수하고 명의개서 미필주주로 남기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으로 취득한 경우는 다르다. 각자 미필주주로 남기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이유로 공유상태 명의개서(①요건)에 모든 준공유자의 동의를 요구하면, 절대 다수 지분권자가 권리행사자를 적법하게 지정하더라도(②요건) 전원 합의가 없는 이상 명의개서 신청이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아무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공유상태 명의개서는 일종의 보존행위에 준하는 것이므로, 개별 공유자가 신청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했을 것이다.    

2. 이사의 법령위반 행위로 회사의 손해와 동시에 이익이 발생했어도 손익상계는 허용되지 않음; 두 회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자로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면 이익충돌이 없으므로 두 회사의 이사를 겸하더라도 경업금지 내지 겸직금지의무 위반이 아님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1다256696 등 판결

(1) 사실관계 및 판시사항
코스닥 상장회사인 P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인 피고를 상대로 제기된 대표소송이다. 원고주주들은 ① 피고 주도로 P회사가 다른 부탄가스 제조사들과 실행한 담합이 적발되어 P회사가 과징금 및 벌금 161억 원 상당의 제재를 받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P회사에 위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② 피고가 P회사 이사회 승인 없이 P와 동종업종을 하는 Q회사(비상장으로서 실질적인 피고의 개인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는 등 경업금지 및 겸직금지의무를 위반했으므로 P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①은 인용했고, ②는 기각했다. 

①에 관하여 피고는 손익상계 항변을 했다. 담합으로 P회사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오히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의 법령위반 행위에 따른 이득을 손익상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사의 법령위반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고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②에 관하여 법원은 경업대상 여부가 문제되는 회사가 실질적으로 이사가 속한 회사의 지점 내지 영업부문으로 운영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에 있다면 두 회사 사이 이익충돌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안에서 P, Q회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자이므로 상호 경쟁자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2) 검토 
손익상계의 허용범위에 관해, 본건에서의 담합이나 그밖의 뇌물, 분식회계 등 중대 위법행위인 경우 그에 따른 이익을 손익상계 대상으로 볼 수 없음은 당연하다. 이를 긍정하는 것은 법질서의 자기부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건에서 손익상계를 부인한 대법원의 결론은 타당하다. 다만 이사의 모든 법령위반 행위에 대해 손익상계를 부인해야 하는지는 더 깊은 논의를 요한다. 일례로 행정법규 중 공서양속과 무관한 기술적, 절차적 조항의 경우, 위반에 따른 과태료 등 일종의 '요금'을 내면서 사업을 지속하도록 하는 판단이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을 해하지는 않는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경업·겸직금지와 관련하여 두 회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자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익충돌 가능성을 부인한 것은 성급한 면이 있다. 지배주주가 두 회사를 모두 지배하는데 각 회사에 갖는 지분이 다르다면, 두 회사 간 부의 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본건에서도 P, Q회사의 겸직 대표이사인 피고는 P회사(상장회사)로부터 Q회사(개인회사)로 부를 이전시킬 유인이 있으므로 이익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적어도 P. Q회사 사이 지분구조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 시점에는 Q회사 이사 연임 시에 P회사 이사회 승인이 필요했다고 할 것이다.  

3. 주주간 맺은 의결권 구속약정에 위반하여 이사선임 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 결의는 유효함; 일방 주주는 의결권 구속약정에 위반한 주주를 상대로 이사해임 안건에 찬성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소구할 수 있음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0다219577 판결

(1) 사실관계 및 판시사항
갑회사의 45% 주주인 원고가 55% 주주인 피고를 상대로 갑회사 주주총회에서 해임안건에 찬성 의사표시할 것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래 원, 피고는 2016. 10. 16. 갑회사를 설립하는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는 4인으로 하되 원, 피고가 각기 2인씩 지정하기로 주주간계약을 맺고, 이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피고는 2018. 8. 6. 갑회사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여 피고측 기존 이사 2인(A, B) 이외에 3인(C, D, E)을 이사로 추가 선임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갑회사의 이사 A. B. C, D. E 중 3인의 해임을 안건으로 한 갑회사 주주총회에서 위 안건에 찬성하는 의사표시를 하라"고 청구하면서, 아울러 이를 위반한 경우에 대비한 간접강제도 신청한 것이다.

대법원은 간접강제 배상액만 1일 100만 원으로 감축하였을 뿐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하였다. 의결권구속약정의 효력에 관하여,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이에 위반한 결의가 주주총회 하자 사유를 구성하지는 않지만, 당사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강행규정, 사회질서 등에 반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았다. 원, 피고 모두 이사회 구성이 의결권구속약정과 달라진 경우 이에 부합하도록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 검토 
의결권 구속계약의 효력에 관한 통설에 터잡고 있는 판결이다. 즉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이지만, 그에 위반한 의결권행사라 하더라도 회사법상 결의하자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유효인 계약이므로 대법원은 그 위반에 관하여 일방당사자의 위반당사자에 대한 이행청구를 허용하였고 나아가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강제하는 수단으로서 간접강제도 인정하였다. 의무위반에 대한 대응으로서 금전배상이 아니라 '3인의 이사 해임결의에 대한 찬성'을 구한 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리에 따른 것인지 문제될 수 있다. 사견으로는 부작위약정에 위반한 자에 대한 일반적 결과물제거청구권으로 구성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노혁준, 2025년 회사법 중요판례평석, 인권과 정의 제536호, 165면).

4. 자회사 주식의 처분이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발생사유가 됨;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임무를 위배하여 주주제안을 거절하고 추인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이사는 추인결의가 이루어졌더라면 가능했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하여 반대주주에게 매수가액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이 있음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19다236385 판결

(1) 사실관계 및 판시사항
피고회사의 소수주주들이 피고회사 및 그 이사들인 피고 X, Y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피고회사는 영업의 주요부분을 차지하는 자회사 P, Q의 주식을 매각하면서 단순 자산양도로 구성하여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절차 및 주식매수청구권 부여절차를 받지 않은바 있다. 원고들은 선행소송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침해되었음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나, 당시 법원은 위 매각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는 사안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결의누락으로 인해 위 매각이 당연무효라는 점을 들어 원고들의 손해가 없다고 판단했다(그즈음 판결 확정됨). 그 직후 원고들은 피고회사에 P, Q회사 주식양도의 추인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것을 주주제안하였으나, 피고 X, Y는 이를 거절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피고 X, Y의 주주제안 거부 및 추인절차 불이행이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주장하면서 본건 소를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자회사 주식양도가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영업양도와 마찬가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울러 이러한 경우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피고 X, Y의 불법행위 성부와 관련하여, 피고 X, Y가 주주제안을 거절하고 추인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고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기회를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하여 원고들에게 주식매수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보았다. 한편 피고회사의 경우에도 대표이사인 X의 위법한 업무집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상법 제389조, 제210조)이 있다고 판단했다.

(2) 검토
자회사 주식 양도에의 영업양도 법리 유추적용은 타당한 논리로 보인다. 기존 판례는 형식상 자산양도이지만 그 실질이 영업양도인 경우 영업양도에 준하여 취급하였는바, 이 사건 판결은 자회사 주식의 경우에도 실질적 동등성이 인정되면 영업양도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점에 의미가 있다. 다만 실무상으로는 향후 자회사 주식 처분 시 어떤 경우에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아야 할지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일본 회사법 제467조 제1항 제2의2는 (i) 자회사 주식의 장부가격이 양도하는 회사의 총자산액의 1/5을 초과, (ii) 자회사 주식 양도 결과 양도하는 회사가 자회사의 의결권 과반수를 보유하지 않게 될 때의 두 요건을 갖춘 때에 영업양도에 준하여 규율한다. 우리도 입법적으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건은 주식 양도에 관한 것인바, 지배주식을 '양수'하는 경우에도 영업양수에 준한 법리가 적용될지 문제된다. 지배주식의 양수가 기능적으로 영업양수와 동일한 경우라면 마찬가지로 영업양수 규율이 유추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사의 임무위배와 주주에 대한 불법행위책임과 관련하여 사안의 결론 자체는 타당해 보인다. 이사 개인들에게 주식매수가액 상당의 배상책임을 부과한 것이 다소 가혹해보일 수 있으나, 사안은 단지 주주제안을 거절하거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누락한 단편적 위법행위가 아니었다. 선행판결에 의해 이 사건 주식양도가 무효라는 점이 명확해졌음에도 이사들이 아무런 절차를 밟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한편 원고들의 손해가 실은 간접손해는 아닌지 문제될 수 있다. 원래 회사의 자산 처분이 무효라면 이사는 이를 원상회복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회사에 피해가 발생한 것이니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99조).

본 사안의 특수성은 해당 자산의 처분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발생시키는 사안이었다는 점이다. 만약 통상의 자산거래였다면 주주들이 이사 해임, 대표소송 등 이외에 이사를 상대로 직접 손해를 주장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건의 필수적 연결고리인 '이사들의 무대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침해'가 없기 때문이다. 

5. 유상감자에 따른 주당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더라도 당연히 회사의 손해인 것은 아님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

(1) 사실관계 및 판시사항
피고인 갑은 A회사 대주주이고 피고인 을은 A회사 대표이사이다. 기소내용은 갑에게 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 을이 갑과 공모하여 위법한 유상감자를 했다는 것이다. 즉 검사는 당시 X회사가 심각한 부실상태이고 1주당 시가가 649원임에도 불구하고 을이 주당 7,500원의 감자환급금을 갑 등 주주들에게 지급함으로써 위 주주들로 하여금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하고 A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유상감자 과정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채권자보호절차, 주주평등원칙 등은 준수되었고 주로 감자환급금 액수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주주평등의 원칙을 비롯하여 상법에서 정한 관련 절차를 모두 준수하여 유상감자가 이루어졌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상감자에 따른 1주당 환급금의 액수가 시가보다 높다거나 대주주에게 투하 자본을 환급한다는 등의 목적으로 유상감자가 실행되었다는 사정만을 들어 회사가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여 시가보다 높은 감자환급금도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았다.

다만 대법원은 그 한계도 설시했다. 즉 "자본금을 감소시킬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기왕의 재무상태에 비추어 과다한 규모의 자산이 유출되고 이로 인해 통상적인 기업활동을 위한 채무변제가 어려워지는 등 회사의 경영과 자금 운영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초래되었다면, 이사는 자본금 감소와 관련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회사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보았다.

(2) 검토 
회사와 기존주주와의 거래는 ① 주주배정 신주발행과 같은 자금의 유입거래와 ② 자기주식 매입, 유상감자와 같은 자금 유출거래로 대별할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일차적으로 주주간 평등이 지켜져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주주들 간 부의 이전, 희석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금이 유입되는 ①은 그것으로 족하다.

반면 ②는 회사자금이 유출되는 것이므로 채권자의 이익, 회사의 정상적 운영 등을 고려한 별도의 한도가 적용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전체 자금유출 규모가 위 한도 내에 있는 이상 개별 주식당 감자환급금의 크기는 문제되지 않는다. 일례로 자본금이 1억 원(액면 1만 원 x 1만 주)인 어떤 회사 주식의 시가는 10만 원인데, 이 회사의 자본총계(equity)가 10억 원이고 그 중 회사의 정상적 운영에 필요한 부분이 2억 원이라고 가정한다. 이 회사가 2,000주를 소각하면서 유상감자할 때, 자본금 2,000만 원(액면 1만 원 x 2,000주)이 감소한다.

위 이론적 분석에 따르면 감자환급금 총액은 8억 원(자본총계 10억 원-필수운영자금 2억 원)까지도 가능하다. 즉 주당 감자환급금은 시가 1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40만 원(8억 원/2,000주)까지 가능한 것이다.

실제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은 회사의 정상적 운영에 필요한 금액(위 사례에서는 2억 원), 이 사건 판결의 용어에 따르면 "회사의 경영과 자금 운영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초래되지 않는" 수준의 금액을 얼마로 볼 것인지이다. 사안에서는 A회사는 유상감자 이후 경영 및 자금운영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임죄의 성립을 부인한 결론은 타당하다.  

6. 기타

그밖에 실무상 의미있는 판결들의 요지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을 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사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개별 이사의 보수 분배에 관하여 대표이사가 결정하도록 정관에서 규정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으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직접 위임하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4605 판결): 회사 정관이 임원급여지급규정/임원보수지급규정으로 이사 보수결정을 대표이사에 위임하였는바, 위 규정은 구체적 기준을 제시함 없이 지급한도 내에서 대표이사가 개별 이사들의 보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던 사안. 

(2) "자본시장법에 따라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식의 경우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비치하는 실질주주명부의 기재가 주주명부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가 주주권 행사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2다282746 판결): 주권이 예탁된 비상장회사가 실질주주명부가 아니라 회사 보관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들을 주주로 취급하여 신주발행을 하였는바, 이에 신주발행 무효사유가 있다고 본 사안

(3) "회사와 주주 사이에서 주주권의 귀속이 다투어지는 경우 역시 주식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권리관계로서 회사에 대한 주주권의 행사와는 별도로 판단되어야 한다... 주주명부상 주주라는 이유만을 들어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다202652 판결): 원고가 주주명부상 주주임에도 회사가 주주권을 부인하자 회사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하였음. 대법원은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거나, 주주명부상 주주 외의 다른 이에게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해 줄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 등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봄.  

(4) "주주의 대표소송이 제소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소가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주주로부터 소의 제기를 청구받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를 제기하지 않을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등 주주의 제소 청구에 응하지 않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러한 경우까지 그 주주대표소송이 부적법하다고 보는 것은 소송경제에 반하므로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다216743 판결): 원고주주는 대표소송 제기 당일에서야 회사에 제소요청을 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회사가 항소심 계속 중 명시적으로 제소요청을 거절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던 사안

(5) "대법원은... 검사가 주장하는 '전체 주주가 이해관계'를 갖는 사안에서도 주주에 대한 이사의 사무처리자 지위를 부인하고 있는바, 대법원의 이러한 태도는 '신임관계'를 기초로 배임죄의 사무처리자를 파악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 것으로서, 그 논리의 당부를 떠나 이러한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를 뒤집고 이미 완료된 금융자본거래에 대해 새로운 해석에 의해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은 개별 거래행위자는 물론 이와 관련된 자본시장의 예측가능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서울고등법원 2025. 2. 3. 선고 2024노635 판결): 2015년에 이루어진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 주식회사의 합병과 관련하여, 구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로 합병을 진행한 구 삼성물산의 이사들 및 그들에게 이러한 합병을 지시한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상 배임 등으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로 판단된 사안. 배임죄 구성요건 관련 '이사가 주주에 대해 임무를 부담하는지'의 쟁점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위 논리를 들어 부정적으로 판단함(대법원 2025. 7. 17. 선고 2025도2805 판결도 원심 수긍하면서 상고기각).

노혁준 교수(서울대 로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