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전통 여고도, 92년된 남중도 못피해간 ‘남녀공학 전환’
고교학점제 이후 내신 경쟁에
학생수 늘려달라 요구… 공학 선택
남학생은 공학보다 男학교 선호… 학교 동문-일부 주민 “반대” 갈등도
서울교육청, 전환땐 최대 3억 지원

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여학생만 받아서는 학교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특히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학생 수를 늘려달라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무학여고 졸업생은 지난해 151명으로 10년 전(492명)에 비해 70% 가까이 급감했다. 남녀공학 전환이 이뤄지면 최소 700명 이상의 학생을 둔 대규모 학교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수십 년 전통을 가진 남고, 여고도 남녀공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에만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단성 학교(남·여학교)가 전국적으로 역대 최대인 32곳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서울시교육청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간 최대 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남고·여고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중고교는 32곳으로 2020년 6곳에 비해 5배 넘게 급증했다. 서울에서만 지난해 7개 학교가 공학으로 전환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도 전환 신청을 문의하는 학교가 많다”며 “특히 남녀 학교 비율이 불균형적인 중구, 성동구 등에서 관심이 높다”고 했다.
남녀공학 전환이 가속화하는 것은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데다 지난해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내신등급이 5등급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소규모 학교가 살아남기 어려워진 탓이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1등급을 받는 인원이 늘어 학생 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졌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성심여고 역시 올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용산구의 학령인구(추계)는 1만9686명으로 중구, 종로구, 금천구에 이어 4번째로 적다. 성심여고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만큼 제대로 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려면 일정 규모의 학생 수가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 남녀공학 전환하면 연 최대 1억 원 지원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양성 학교는 다양성과 성평등 교육의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학교가 ‘작은 사회’인 만큼 함께 어울려 교육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통학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 동안 연간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7일 내놨다. 세부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 탈의실 조성 등 교육 활동 지원에 연간 8000만 원씩, 3년간 2억4000만 원을 투입한다.
또 남녀공학 전환 신청 방식을 기존 1년 단위에서 2개년 통합 체계로 개선해 현장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전환 초기 학생들의 생활 지도 및 상담 인력을 확충하는 데 3년간 6000만 원의 인건비도 지원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체계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남녀공학 전환 학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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