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동물원과 다른 부천의 정글존 [생명과 공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햇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 서로 다른 습성과 행동을 지닌 동물들을 함께 전시한 방식 자체를 문제로 봤다.
서울 마포에서는 미신고 동물카페가 라쿤과 미어캣 등 20여 마리를 열악한 환경에서 전시·사육한 혐의로 고발됐다.
부산에서도 동물원으로 허가받지 않고 사실상 전시·체험 시설처럼 운영하는 대형 동물카페가 보도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지난 3월 플레이아쿠아리움 부천 정글존의 ‘브레멘 음악대’ 전시가 논란이 됐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햇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 서로 다른 습성과 행동을 지닌 동물들을 함께 전시한 방식 자체를 문제로 봤다. 현장에서는 미니돼지를 피해 다니는 양, 닭을 향해 사냥 자세를 취하는 고양이,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않는 고양이의 모습도 확인됐다. 서울 마포에서는 미신고 동물카페가 라쿤과 미어캣 등 20여 마리를 열악한 환경에서 전시·사육한 혐의로 고발됐다. 부산에서도 동물원으로 허가받지 않고 사실상 전시·체험 시설처럼 운영하는 대형 동물카페가 보도됐다. 장소와 형식은 달라도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사람들 앞에는 동물이 놓이고, 그 뒤에는 체험, 교육, 관광, 추억 같은 이름이 붙는다.
이런 전시와 체험은 흔히 교육이라고 불린다. 가까이에서 보고, 만져보고, 사진까지 남길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배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을 가까이 둔다고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무엇을 먼저 보여줄지부터 정하는 경우가 많다. 동화 제목을 붙이고, 사진이 잘 나오게 꾸미고, 손이 닿는 거리까지 계산한다. 교육이라는 말은 그 뒤에 붙는다. 그러고 나면 동물은 생태를 이해하게 하는 존재보다 사람의 흥미를 붙드는 대상이 되기 쉽다. 겉으로는 교육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소비에 더 가깝다.
독일 쾰른 동물원의 동물원학교는 다른 쪽을 보여준다. 학교 수업과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교사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학생들은 살아 있는 동물을 보며 관찰하고, 비교하고,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동물복지와 서식지의 변화, 인간의 선택과 책임까지 함께 생각하게 된다. 동물원 자체를 둘러싼 비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방식은 다르다. 보기 좋게 꾸며 놓고 교육이라고 부르는 식이 아니다. 무엇을 배울지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수업을 엮는다. 학생들은 동물을 배경처럼 지나치지 않고, 어떤 존재로 마주해야 하는지부터 배운다.
한국에 더 필요한 것은 동물을 더 예쁘게 보이게 하는 방법이 아니다. 잠깐의 흥미와 사진 한 장만 남는다면 그것은 체험에 머문다. 동물을 둘러싼 삶과 환경을 다시 보게 할 때에야 비로소 배움이 된다. 교육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붙는 시대다. 그래서 한 번 더 묻게 된다. 그 경험이 끝난 뒤 우리에게 남는 것이 사진 한 장인지, 아니면 오래 남는 질문인지.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군, 이란 하르그섬 군시설 공격"-국제ㅣ한국일보
- 25년간 단속망 피한 '태국 마약왕' 韓 당국에 잡혔다… 본국 추방-사회ㅣ한국일보
- '캐리어 시신 사건' 사위 "장모, 좋은 곳 보내드리려 하천에 내버려"-지역ㅣ한국일보
- 코미디언 서경석, 한국사 강사 근황… 수강생 "선생님 덕분에 1급 합격"-문화ㅣ한국일보
- 이준석, '하버드 졸업' 인증… "허위 주장 일삼는 전한길에 선처 없다"-사회ㅣ한국일보
- "여기 주식 사세요" 의원님의 '억' 소리 나는 투자 비결-오피니언ㅣ한국일보
- 이종범 "'최강야구' 출연, 후회했다… kt 선수들에게 미안"-문화ㅣ한국일보
- "강남 30평대 3억에 분양" 서울시장 도전 전현희 '반의반값' 아파트로 승부수 [인터뷰]-정치ㅣ한국
- 김용건 "6세 늦둥이 아들, 오래 보고 싶어… 아이가 무슨 죄"-문화ㅣ한국일보
- 민주당 지선 승리 예단 어려운 이유... 75곳 스윙보터 선거구가 판세 가른다-정치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