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 집 앞 학교 두고 버스 통학, 왜?... 남고 선호에 가로막힌 공학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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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의 남자고등학교인 도림고는 3년 넘게 남녀공학 전환에 실패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근거리 배정 시 단성학교가 있으면 특정 성별 학생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하고 또 인근에 남녀공학이 있을 경우 성비가 불균형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학령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큰 학교일수록 내신 받기가 유리해진 만큼 공학 전환을 통해 학교가 일정 규모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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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이 내신 좋다" 인식 강해
남학생은 단성 고교 진학 희망하고
여학생은 남녀 공학 선호 현상

인천 남동구의 남자고등학교인 도림고는 3년 넘게 남녀공학 전환에 실패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등 설문조사를 하면 10% 내외만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등 구성원의 반대가 심해서다. 문제는 인근에 고등학교가 도림고 단 한 곳뿐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여학생들은 도림고 코앞에 살아도 대중교통으로 편도 30분이 걸리는 논현고, 문일여고, 숭덕여고, 고잔고 등으로 뿔뿔이 흩어 진학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꼼꼼하지 않다 보니 공학으로 전환되면 수행평가나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는 학부모들 인식이 강하다"며 "남학생은 단성(單性)학교를 희망하고 여학생이 남녀공학을 선호하는 건 전국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도림고와 시교육청은 최근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상반기 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시 한번 공학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선 교육청이 학령 인구 급감에 대응해 학교별로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하겠다며 단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생과 학부모가 성별에 따른 내신 유불리나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 실제 전환은 더딘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수년간 3억~7억 원의 지원금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공학 전환을 장려하고 있지만 고교 319개교 중 절반에 가까운 145개교(45.5%)가 여전히 남고 또는 여고로 남아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의 고등학교 9개교가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는데, 이 중 일반고는 2개교로 동대부여고(현재 동대부가람고)와 잠실고가 유일하다. 나머지 7개교는 특성화고였다. 특히 사립학교가 많고 입시 경쟁이 치열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선 단성학교를 고집하는 경향이 더 짙다. 송파구의 한 남고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내신이나 이성 교제 면에서 남고를 분명히 선호하다 보니 학령 인구가 줄어도 꾸준히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한 학년에 300명 이상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다.
발 빠른 학부모들은 자녀 성별과 성향에 따라 여고, 남고, 공학 진학을 결정하고 일찌감치 이사를 감행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강남 거주 여중생 학부모들이 (강남 8학군 중 한 곳인) 경기여고에 배정될 것 같으면 비교적 내신 경쟁이 덜한 남녀공학 근처로 이사 가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여학생들은 수행평가는 물론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을 동아리 가입 등 경쟁이 치열해 웬만큼 자신 있지 않으면 여고를 피하고 공학을 가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공학 전환 신청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단성학교의 공학 전환 신청을 기존 1년 단위에서 2년 단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원하는 학교는 전환 시점을 2027학년도와 2028학년도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예비 고등학생과 학부모가 각 학교의 공학 전환 사실을 미리 인지할 수 있게 해 추후 혼란과 반발을 줄이고, 학교도 충분히 전환을 검토하고 준비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엔 화장실 설치 등 시설 개선 비용과 별개로 매년 1억 원씩 3년간 총 3억 원을 지원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근거리 배정 시 단성학교가 있으면 특정 성별 학생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하고 또 인근에 남녀공학이 있을 경우 성비가 불균형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학령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큰 학교일수록 내신 받기가 유리해진 만큼 공학 전환을 통해 학교가 일정 규모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5월까지 공학 전환 신청을 받고 7월 전환 대상 학교를 확정할 예정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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