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도면 넘겼다가 기술 뺏겨”… 특허 탈취 피해 호소하는 中企
‘K디스커버리’는 2년 후 시행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4곳이 기술 탈취 피해와 소송 장기화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재단법인 경청과 김종민·송재봉 의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자리는 기술 탈취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이날 가장 구체적인 피해를 제시한 곳은 씨디에스글로벌이었다. 이 회사는 고온에서 오염 없이 죽염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2009년 국내 1위 죽염 제조사 인산가에 납품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산가가 죽염에 대한 특허를 출원·등록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2심 특허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인산가는 “별도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고, 사건은 3년째 계류 중이다.
나머지 세 곳도 대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기술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소각로 AI 운영 솔루션 업체 A사는 대기업이 핵심 기술 설계도를 넘겨받아 기술검증을 진행하던 중 일방적으로 계약을 거절하고 1년여 만에 유사 솔루션을 상용화했다고 주장했다. 방열 부품 업체 B사는 M&A 실사 과정에서 제조 핵심 기술이 유출된 뒤 상대방이 동종 사업에 진출했다고 했다. 테이블오더 업체 C사는 사업협력과 M&A 논의 과정에서 핵심 사업 정보를 두 차례 제공했는데 이후 유사 서비스가 출시됐다고 밝혔다.
협력·인수 논의 당사자였던 대기업들은 “재무 구조 문제로 M&A를 진행할 수 없게 됐는데 역으로 공격받는 것”이라거나 “여론에 약한 대기업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이 대외비라고 주장하는 정보가 실제로는 업계에 통용되는 일반 기술인 경우도 있고, 제휴가 무산되면 태도가 돌변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는 항변이다.
기술 탈취 소송이 장기화하는 근본 원인은 침해 증거 확보의 어려움이다. 현재 기술 침해 소송에서 중소기업의 승소율은 32.9%에 그친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K디스커버리(한국형 증거개시제도)’는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피의 기업 현장을 직접 조사해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소송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다만 시행은 2028년으로 2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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