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한 달째 꿈쩍 않는 예금 금리
은행, 금리 묶어두는 배짱 영업

주요 은행 예금 금리가 한 달째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보다도 낮아졌다. 채권 금리 등락에 맞춰 예금 금리가 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채권 금리가 오르고,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라 대출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예금 금리만 움직이지 않은 여파다.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평균 2.9%로 집계됐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달 초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소폭 높여 2.85~2.9% 수준으로 조정한 이후부터 줄곧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 은행채(AAA등급 기준) 1년물 금리(3.168%)보다 0.27%포인트가량 낮다.
통상 은행 예금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지표로 삼기 때문에, 그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런데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은행채 금리가 오르는데도 예금 금리는 고정되면서 둘 사이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예금 금리에 시장 금리 상승세가 반영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예금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지만, 은행들은 요지부동이다.
은행들의 배짱 장사에는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신규 자금을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점이 주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금융권 대출 증가율을 1.5%로 묶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주춤하고, 시중 부동자금이 다시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한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규모는 지난달 말 699조908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15조477억원이나 늘어났다.
하지만 손쉬운 이자 장사로 1분기에만 5조원 이상 순이익(4대 금융지주 기준)을 낸 은행들이 시장 금리 상승분조차 예금 금리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기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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