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선암전통지화전승회, 숭고한 불교 정신, 닥종이로 꽃피우다
매주 수요일 무료체험도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사라져가는 불교 전통 지화(종이꽃)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울산에서 마련돼 눈길을 끈다.
(사)야단법석 벽선암전통지화전승회(회장 혜진스님)는 이달 8일부터 내달 6일까지 울산 중구 성안동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에서 벽선암 전통지화전 '세상은 한 송이 꽃이다'를 개최한다.
벽선암전통지화전승회의 첫 번째 전시로, 닥나무로 만든 전통 한지를 접고, 자르고, 천연의 색으로 물들이며 쌓아 올린 불교 전통 지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벽선암 주지 혜진 스님은 "종이로 피워낸 영원한 생명력,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지화는 불교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낸 예술 분야"라며 "지극한 정성으로 만들어 부처님 전에 올리는 지화는 불교의 화장세계를 표현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엄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선암은 '화엄성주대재' '화엄칠성대재' '제석천왕재' '땅설법' 등의 의례에서 전승해 온 불교 전통 지화의 명맥이 거의 끊긴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10여년 전에 벽선암전통지화 전승회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해부터 2년간 불교 전통 지화 작품을 준비했다. 불교 전통 지화는 한 작품을 만드는데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릴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전시명인 '세상은 한 송이 꽃이다'는 불교 용어다. 세상의 겉모습이 다양하지만 그 속성과 진리는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으며,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것을 알면 세상의 진리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불교의 생명 존중 사상에 걸맞은 전통 지화를 세상에 알리며 불교 전통 지화가 계속 전수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특히 울산의 대표적 설화인 처용설화를 지화 예술로 승화시킨 창작 작품 '처용화'를 만날 수 있다. 혜진 스님은 벽사(사악한 귀신을 물리침)의 상징인 처용의 탈 형상을 전통 지화 기법과 접목해 울산 만의 고유한 지역색을 담았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불교 전통 지화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2~4시 무료 지화 체험도 마련된다.
벽선암전통지화전승회는 앞으로 매년 전통 지화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5월8~10일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 둔치에서 진행되는 울산태화가람대축제에서도 전통 지화 작품을 선보인다.
혜진 스님은 "벽선암 지화 특별전은 울산에서 사라져 가는 불교 전통 지화의 맥을 이어 가고자 20년 동안 미미하게나마 노력해 온 불사의 걸음마"라며 "벽선암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지화 전시를 많은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의 222·7824. 권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