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돌렸는데 맞았다" 친정에 비수 꽂은 최형우, 처음부터 끝까지 '옛 동료' 배려한 품격[광주인터뷰]

정현석 2026. 4. 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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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유니폼을 입고 낯선 1루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온 최형우(43)는 냉혹한 승부사였다.

친정팀 KIA 타이거즈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복잡한 시선 속에 타석에 선 그는, 결정적인 순간 '살아있는 전설'의 클라스 입증하며 챔피언스필드를 무차별 폭격했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며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저도 제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먹고 살지 않겠나"라며 자신을 아껴주던 광주 KIA팬분들에게 애틋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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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 하는 최형우.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푸른 유니폼을 입고 낯선 1루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온 최형우(43)는 냉혹한 승부사였다.

친정팀 KIA 타이거즈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복잡한 시선 속에 타석에 선 그는, 결정적인 순간 '살아있는 전설'의 클라스 입증하며 챔피언스필드를 무차별 폭격했다.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시즌 1차전. 삼성의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역전의 발판이 된 적시 2루타에 이어 쐐기 3점 홈런을 날리는 등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4타점의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10대3 역전승을 견인했다.

가장 빛난 순간은 8회초였다. 1-3으로 끌려가던 무사 1,3루에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전상현의 4구째 직구를 당겨 우익선상 빨랫줄 같은 추격의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대역전의 서막을 연 신호탄이었다.

7-3으로 앞선 9회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 후 최형우는 "정말 8회에는 내가 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1도 안 했다. (전)상현이 공이 너무 좋아서 '이걸 어떻게 치나' 싶었는데, 자신 없이 돌린 스윙에 운 좋게 걸렸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8회초 1사 1,3루 삼성 구자욱 땅볼 때 KIA 3루수 김도영이 런다운에 걸린 최형우를 태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이날 경기의 백미는 '대투수' 양현종과 '해결사' 최형우의 맞대결이었다. 양현종은 최형우를 상대로 신중한 투구를 이어갔으나, 최형우는 공을 골라내며 두차례나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최형우는 "현종이 공이 시범경기 때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 많이 체크하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운 좋게 공이 많이 빠졌던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구체적인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며 옛 동료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8회초 1사 1,2루 삼성 최형우가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경기 중 한 팬이 '큰일 났다 최형우 나왔다'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며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저도 제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먹고 살지 않겠나"라며 자신을 아껴주던 광주 KIA팬분들에게 애틋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이 언급했던 '친정팀 방문의 편안함'에 대해서는 "나도 편하긴 하다. 확실히 라커룸이나 경기장 분위기가 낯설지 않아 편안하긴 하다. 처음에는 이쪽에 서 있는게 조금 낯설었는데 타석에서 공을 보고 하는 건 많이 해봐서"라고 답했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9회초 무사 1,3루 삼성 최형우가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어느덧 불혹을 넘긴 나이, 최형우는 솔직한 고충도 털어놨다.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타석에 들어가면 벌벌 떨린다. 공에 맞으면 아플까 봐 무섭기도 하다"는 농담을 섞어 고백했다. 시즌 전 걱정이 태산이던 그는 벌써 3호 홈런을 기록하며 마흔셋 나이가 무색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형우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새 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지금 잘했어도 내일 또 걱정되고, 올해 끝날 때까지 이럴 것"이라며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암시했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삼성은 7회까지 단 2안타에 그치며 무기력한 흐름을 보였으나, 8회 최형우의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개인 활약에 대한 이야기는 KIA 투수들을 최대한 배려하던 최형우는 팀 타선 얘기가 나오자 눈빛을 반짝였다. 그는 "지난 경기(5일 KT전 영봉패)부터 무기력하게 끝날 뻔한 경기를 역전했다는 점에서 오늘 1승은 의미가 크다"며 팀 승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친정에 뼈아픈 패배를 안기며 삼성의 영입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최형우. 10년 만에 재개된 '푸른 피'의 신화가 다시 움트기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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