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하늘길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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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제주올레'길을 낸 서명숙 이사장이 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 이사장은 제주올레길을 조성하며 '여행자와 지역민, 그리고 자연이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제주올레길은 대한민국에 도보여행, 생태여행 문화를 확산시킨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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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7개 코스·437㎞ 완성

서 이사장은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정치부 여기자 1세대로 꼽히면서 시사지 최초 여성 편집장을 역임했다. 22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과로와 경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그녀는 2006년 스페인 산티아고로 불쑥 떠났다. 서 이사장은 순례길 800㎞를 걸으며 비로소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얻었다. 그 경험을 통해 고향인 제주에 올레길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30년 만에 귀향했다. 2007년 여름의 일이었다.
서 이사장은 제주올레길을 조성하며 ‘여행자와 지역민, 그리고 자연이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행정과 자본 중심의 개발이 아닌,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민간 주도 방식으로 옛길을 살려내고 곶자왈과 해안, 마을을 잇는 생태적 도보 여행길을 만들고자 했다. 이는 단순한 관광상품의 개발이 아니라 제주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전하면서도 지역민의 삶과 공동체를 되살리는 실천이었다.
그 결과 2007년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하고 제주올레 1코스를 개장한 이후 2022년 27번째 코스인 18-2코스를 개장하며 제주를 순수 도보로만 여행할 수 있는 제주올레길 27개 코스, 437㎞를 완성했다. 제주올레길은 대한민국에 도보여행, 생태여행 문화를 확산시킨 대표 사례다. 서 이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아쇼카 펠로우’에 선정됐다. 2017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 대통령 훈장을 수상했다. 특히 제주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지키면서 지역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을 제시했다. 제주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속가능성과 공존의 가치를 보여주는 세계적 모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고인이 변함없이 제주올레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은 ‘치유와 성찰’이었다. 생전 여러 자리에서 “올레길은 나 자신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행복한 종합병원이다”라며 걷기를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강조해 왔다.
서 이사장의 빈소는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제주올레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진행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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