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1300조 '국민 법카' 긁고 튀는 금배지 '탕진잼'
1300조원 국가채무의 경고
무뎌져 버린 부채 감각 마비
집단 심리가 부른 재정 위기
건조하고 무심한 준칙의 복원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산 400만원짜리 최고급 안마의자. 처음 일주일은 퇴근 후가 천국이다. 한 달 뒤엔 가끔 앉는 의자가 되고 반년이 지나면 아주 값비싼 빨래건조대로 전락한다. 통장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안마의자 값은 고작 11만원 남짓. 당장 지갑에서 수백만원의 목돈이 증발한 게 아니니 뇌는 이를 타격으로 인지하지 않는다. 할부의 진짜 무서움은 부채에 대한 감각 마비다.
집단 심리의 방향성
국가채무 1300조원이라는 재정은 그저 부산물일 뿐 진짜 원인은 우리 사회 전체의 에너지가 어디로 쏠려 있는가 즉 '집단 심리의 방향성'에 있다.
우리는 언제나 '할부 긁기'에 에너지를 몰빵해 왔다. 위기 때마다 "당장 돈 풀어 경기 살려라"는 합창이 울려 퍼진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 할 것 없이 한도 없는 법인카드를 꺼내 들고 유권자에게 윙크를 날린다. 정치권·관료·국민 모두가 '지출 확대'라는 한 방향으로만 에너지를 쏜다. 트랜서핑 용어로 치면 '중요성 과잉(Excess Potential)'의 늪이다. "지금 당장"이라는 압박이 거세질수록 균형을 잡아줄 브레이크(재정 절제)는 파열되고 만다.
재정준칙 3% 룰은 왜 6년 연속 휴지조각이 됐을까. 집단의 관심이 아예 그곳에 없기 때문이다. 트랜서핑의 법칙은 냉정하다. "에너지가 향하지 않는 구조는 현실에서 소멸한다." 새해 첫날 헬스장 1년 치를 끊어놓고 발길을 끊는 순간 내 몸의 다이어트 룰이 붕괴하는 것과 같다. 사회 전체가 그 기준을 '나의 현실'로 선택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착각의 3각 편대와 부채 가속
이 거대한 파티를 지탱하는 건 얄팍한 '착각의 3각 편대'다. 국민은 "국가 돈을 쓰면 내게 이득"이라며 환호하고 정치인은 "세금 풀면 내 지지율이 오른다"며 계산기를 두드린다. 청구서는 '미래 세대'라는 아직 투표권도 없어 항의조차 못 하는 만만한 호구의 책상 위로 조용히 밀어 넣는다. 이것이 트랜서핑이 말하는 '편향된 현실 선택'이다. 당장의 단맛만 쪽쪽 빨아먹고 쓴맛은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빚이라는 그림자는 지우고 혜택이라는 조명만 켜둔 셈이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2025년 1300조원으로 불어났다. 가속 페달이 바닥에 붙어버린 상태다. 트랜서핑에서는 특정 방향으로 에너지가 무섭게 축적되면 현실이 선형(Linear)이 아니라 '비선형(Non-linear)'으로 폭주한다고 경고한다. 즉 1300조원에서 2000조원으로 가는 시간은 지난 8년보다 훨씬 짧고 가파를 거란 얘기다. 눈덩이가 굴러가는 게 아니라 눈덩이에 로켓 모터가 달렸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아무도 쫄지 않는가?"
트랜서핑은 이 기현상을 '정상화된 이상 상태'라고 진단한다. 국가 적자 100조원이 처음 났을 땐 나라가 당장 망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2년 연속 적자가 나니 '그럴 수도 있지'라며 하품을 한다. 3년째엔 아예 뉴스 1면에도 못 오른다. 인간은 반복되는 위험을 더 이상 위험으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진화했다. 가스 냄새가 꽉 찬 주방에서 평온하게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 라면을 끓이려는 꼴이다. 시스템이 붕괴하기 직전의 가장 취약한 순간은 역설적으로 가장 평온해 보일 때다.
해법은 중요성 내려놓기 결론이다. 단기 안정이라는 마약에 취해 장기 부담을 후벼 파고 룰은 조롱하며 경고음에는 귀를 막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명확한 흐름이다.
"나라 망한다"며 핏대를 세우고 공포를 조장하는 건 하수다. 반대로 극단적인 허리띠 졸라매기를 외치는 순간 또 다른 반발의 진자(펜듈럼)만 요란하게 깨울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지금의 파국행 열차는 계속 달린다.
지출 확대의 쾌락도 긴축의 고통도 모두 내려놓고 그저 이미 합의된 일관된 규칙(재정준칙)을 기계적이고 무심하게 작동시키는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현실은 선택의 누적이다. 지금 눈앞의 1300조원은 과거 우리가 신나게 긁어댔던 카드 명세서일 뿐이다. 숫자에 겁먹을 필요도 감정적으로 흥분할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는 5월부터는 조용히 할부를 끊고 체크카드를 쓰면 된다. 아주 건조하고 차갑게.
☞트랜서핑(Transurfing)= 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 씨가 고안한 개념으로 현실을 통제하려 애쓰는 대신 에너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조율하여 원하는 현실을 선택하는 방법을 말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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