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처럼 아리셀도 수습을… 포기못한 유족들
숨진 23명 중 20명 유해 못 찾아
멀리까지 튀었을 가능성도 있어
지자체·경찰에 수차례 수색 호소
17일 청와대서 기자회견 열 계획

려국화씨는 아리셀참사로 잃은 사촌동생을 아직도 온전히 되찾지 못했다. 온전한 상태의 피해자 유해가 발견된 건 고작 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0명은 려씨의 동생처럼 아직도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24년 6월 24일 아리셀 참사로 23명이 숨진 지 652일이 지났지만 더딘 유해수습은 여전히 유족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려씨가 마지막으로 마주한 사촌동생 모습은 사지가 온전치 못했다. 사고 며칠 뒤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수습했지만 팔과 다리가 잘린 상태였던 것이다. 이어 2024년 7월 합동 추도식이 열렸고, 넋을 기렸다고는 하지만 유족 마음 속에 새겨진 상흔은 쉽사리 아물지 않았다.
려씨는 “최근 제주항공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유해가 늦게나마 수습되고 있는데 아리셀 참사로 목숨을 잃은 23명 중 다수는 여전히 유해를 찾지 못했다”며 “사고 현장에 남아있을 유해를 수습해달라고 지자체와 경찰 등에 수차례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해 수습이 늦어져 유가족이 직접 수색을 하겠다고 하니 건물 붕괴 우려 등을 이유로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아리셀 공장을 매각하거나 철거한다는 소문이 돌 때마다 분통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수색 작업을 통해 확인된 유해는 3점에 그친다. 숨진 23명 중 20명의 유해가 온전치 못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유가족들은 사고 발생 직후 현장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미정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사고가 발생한 곳이 사유지여서 업체 허가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는데다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 된 상태여서 유해 수습이 더뎌지는 것 같다”며 “제주항공 사례에 비춰볼 때 유해가 멀리까지 튀었을 가능성까지 고려해 유해 발굴과 수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습 이후 발생하는 재정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민간과 공공 할 것 없이 취지에 동의한다면 언제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또한 “사고가 난 공장 인근에 남아 있으면 언젠가는 온전한 몸을 되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본국이 아닌 화성에서 유해를 흩뿌린 유가족도 있었다”며 “유가족들은 분신과도 같은 숨진 이들의 유해가 가족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유해 수습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17일 거리로 나선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정부 관계자와 만나 유해 수습의 필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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