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민 경제, 물가·유가 이중고 시름…“줄이고 버틴다” 안간힘
목욕탕도 운영 시간 단축 '비상'
영세 상인·직장인 줄줄이 타격
인천시·10개 군구별 TF 가동
민생·기업 피해 등 전반 점검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인천 지역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배달·운수업계와 자영업자, 소비자까지 고물가에 기름값 상승이 겹친 '이중고' 속에 운영 방식을 바꾸고, 지출을 줄이며 버티기에 나섰다.
7일 인천 부평구에서 만난 퀵 배달 기사 한모(40)씨는 "기름값이 거의 2배 가까이 뛰어 수입의 상당 부분이 길바닥에 뿌려지고 있다"며 "지난 2월만 해도 하루 평균 8000원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주유비로만 1만6000원을 쓰는 날도 있다"고 토로했다.
남동구에서 택시를 모는 60대 오모씨도 "복지카드로 ℓ당 210원가량 지원을 받지만, 기름값이 30~40원씩 계속 오르니 감당이 어렵다"며 "불황까지 겹친 탓에 손님이 주니 수익이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연료비 부담이 큰 목욕탕 업주들은 운영 방식을 바꿨다.
인천 남동구에서 대형 목욕탕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목욕물 온도는 낮출 수 없어 사우나 보일러 가동 시간을 줄였다"며 "오후 6~7시면 미리 끄고 남은 열로 운영한다"고 전했다.
서구의 한 목욕탕 관계자는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운영 시간을 앞뒤로 한 시간씩 단축했다"고 밝혔다. 부평에서 11년째 사우나를 운영하는 한 업주도 "펠렛 보일러로 교체해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비수기까지 겹쳐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운전학원 업계도 비상이다. 한 운전학원 관계자는 "한 번에 4000ℓ씩 연료를 들여오는데 전쟁 이전보다 비용이 20~30% 늘었다"며 "수강료 인상은 쉽지 않고, 비수기까지 겹쳐 수강생이 성수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영세 상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부평시장에서 40년 넘게 수입물품 판매점을 운영중인 김옥련(69)씨는 "우리 같은 업종은 (기름값이) 몇백원만 올라도 타격이 크다"며 "매출이 반토막 나 가게 걱정에 밤잠도 설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고유가 영향으로 직장인들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추세다. 남동구 주민 김모씨는 "요즘은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며 "주차비까지 고려하면 더 경제적이고, K-패스 같은 혜택을 활용하는 게 버티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 인천시와 10개 군·구는 '비상경제 대응 TF'를 가동 중이다. 민생물가·농축수산물·기업 피해·에너지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권고에 따라 군·구별로도 TF가 구성됐고, 시는 유관기관과 함께 별도로 운영 중"이라며 "회의는 매주 진행하며 모니터링과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천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73.75원, 경유는 1962.13원이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