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묶인 인천 북성포구…맥 끊긴 선상 파시

정슬기 기자 2026. 4. 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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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매립 공사 후 뻘 퇴적 심화
입출항 지연…어시장 자취 감춰
어민 “항로 준설·부잔교 설치를”
동구 “어항구 지정 등 조율 중”
▲ 7일 인천 중구 북성포구 갯벌 위에 바지선과 어선이 내려앉아 있다. 과거 선상 파시가 열리던 이곳은 2020년부터 더 이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뻘이 계속 쌓이면서 갯고랑이 막히니까, 배가 제때 못 들어오죠. 그래서 매립 공사 이후로는 선상 파시를 못해요."

인천 중구 북성포구에서 3대째 어업을 이어온 임정민(50)씨는 7일 손님 발길이 끊긴 포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때 도심 속 선상 파시(波市·생선 시장)가 열리던 이곳은, 7년 전까지만 해도 갓 잡은 수산물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십자 수로 인근 공유수면 매립 공사 직후인 2020년 이후부터 선상 파시는 자취를 감췄다. 매립 과정에서 쌓인 뻘로 수심이 얕아지면서, 배의 입출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업을 마친 배가 포구로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은 기존 물때보다 약 1시간30분가량 늦어졌다.

결국 어민들은 물이 항상 확보되는 연안부두에서 조업을 마친 뒤, 일부 수산물을 트럭에 실어 북성포구로 옮겨 판매하고 있다. 임씨는 "예전에는 배가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손님들이 바로 생선을 사 갔는데, 지금은 시장에서 떼다 파는 줄 안다"며 "방금 잡은 수산물을 눈으로 보고 사는 선상 파시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 2019년 11월 인천 중구 북성포구에서 열린 선상 파시를 찾은 시민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일보DB

과거 북성포구는 사계절 내내 파시를 찾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봄철이면 조업을 마친 배 위에 주꾸미와 꽃게 등이 가득 펼쳐졌고, 시민들은 배에 올라 수산물을 고르며 흥정을 벌였다. 가을에는 전어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김장철이 다가오면 생새우와 젓새우를 양손 가득 사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민들은 매립지 일부를 어항구로 지정해 항로를 준설하고, 조수 간만의 차와 관계없이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잔교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상 파시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북성포구 일대 매립지는 국유지로, 2021년 수립된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어항 시설 관리 주체가 될 지자체가 매립지 상부 활용 계획 변경을 요청할 경우, 계획 조정 가능성도 있다. 동구는 현재 어민·주민 협의체를 통해 어항구 지정을 포함한 매립지 활용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항만기본계획상 전체 매립지(약 7만5000㎡)의 15%는 어민 편의시설 등 친수시설로 조성하도록 돼 있다"며 "어민들은 이 시설을 바다와 맞닿은 위치에 배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주민 의견을 반영한 계획안을 제출하면, 항만법 범위 내에서 반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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