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조 썼는데 출산율은 0명대…‘돈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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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응에 쏟아부은 국가 재정이 20년간 700조원에 달했지만, 합계출산율은 1.13명에서 0.8명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인구정책 대응 재정전략: 저출산 대응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저출산 대응 예산이 부처별로 분절돼 중복·비효율 집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별도 재원이나 예산 편성 권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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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은 0명대…1.13명에서 0.8명으로
보사연 “중장기 전략 없이 과제 확대만 몰두”
![사진은 신생아실. [헤럴드DB]](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7/ned/20260407192548443qwrh.jpg)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저출산 대응에 쏟아부은 국가 재정이 20년간 700조원에 달했지만, 합계출산율은 1.13명에서 0.8명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인구정책 대응 재정전략: 저출산 대응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저출산 대응 예산이 부처별로 분절돼 중복·비효율 집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보사연 연구위원과 임준경 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부터 2025년까지 4차에 걸친 계획을 분석해 투입 재정 총계가 699조3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저출산 대책 예산은 제1차 기본계획(2006~2010년) 19조1000억 원에서 제4차(2021~2025년) 195조8000억 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기본계획 전체 예산도 40조3000억 원에서 383조8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2025년 0.8명으로 감소했다. 예산은 10배가 됐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보사연은 핵심 원인을 부처 분절에서 찾았다. 2024년 기준 예산 150억 원 이상의 저출산 관련 사업은 35개인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교육부·성평등가족부·국토교통부 등에 흩어져 있었다. 부처마다 관련 사업을 독자적으로 기획·집행하다 보니 기능이 겹치는 사업이 쌓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예산이 중복 계산되거나 인구정책 목적이 아닌 사업이 포함됐다는 지적도 있다”라며 “인구정책 재정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출처와 집행 현황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별도 재원이나 예산 편성 권한이 없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과제를 발굴해도 예산 편성과 집행은 각 부처 소관이다. 보고서는 “위원회가 초저출산·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재정 규모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필요한 재원이나 조달 방안에 대한 중장기 전략 없이 과제를 확대하는 데만 몰두했다”라고 짚었다.
보사연이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현금성 지원의 패키지 통합이다. 지금은 아이 한 명을 낳으면 첫만남바우처,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가정양육 수당, 부모 급여를 각각 신청하고 각각 다른 창구에서 받아야 한다.
보사연은 영아 단계에서는 ‘영아바우처’로, 유아 단계에서는 ‘유아바우처’로 묶어 단일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고용보험 내 출산급여와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 급여, 복지부의 부모 급여도 합쳐 ‘전 국민 부모 급여’로 전환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개별 사업을 통합하기보다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절감된 재정은 신규 정책 발굴이나 기존 급여 확대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예산 관리 구조 개편안도 함께 제시했다. 부처별로 분산된 예산을 ‘영유아 교육·보육 특별회계’와 ‘방과후교육·돌봄 특별회계’로 묶어 별도 자금으로 운용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관련 예산이 각 부처 일반회계에 섞여 있어 전체 규모조차 파악이 어렵다.
보사연은 보고서 끝에서 “인구 변동과 사회환경 변화에 인구정책이 유연하게 반응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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