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전세계 확산"...5·18 교과서 일본 상륙 배경은?
광주 방문 계기…5·18 주목
재단 측 국제화 시도와 맞물려
번역 추진…재단·집필진 지원
감수·답사 거쳐 일반도서 발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인정교과서가 사상 첫 일본어 번역본으로 출간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작은 광주를 찾은 한 일본인 교육자의 집요한 문제의식이었다. 오월의 진실을 자국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치겠다는 일념이 대한해협을 건너 '최초 해외 출간'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7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이번 인정교과서 일본판 출간은 2024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는 고등학교 교사 타케이 하지메(64) 씨가 광주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타케이 하지메 씨는 평소 한국 역사와 사회현상 전반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 얘기를 들어보면 하지메 씨는 당시 5·18 기록관에서 인정교과서를 접한 뒤, 5·18이 단순히 광주 지역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전남 지역 시민들이 함께 참여한 민주화 운동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한국 민주화 과정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일본 사회에도 이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번역을 제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교육자가 먼저 번역을 제안하면서, 재단이 구상해온 '5·18의 국제화'가 교육자료 번역이라는 형태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재단은 곧바로 번역 작업에 착수했다. 즉각 기존 한글판 인정교과서를 집필한 교사들의 동의를 거쳤다. 저자들은 수익을 장학사업과 5·18 교육에 활용하는 데 뜻을 모으기도 했다. 재단도 사진과 사료를 제공하며 작업을 지원했다.
번역은 타케이 하지메가 맡았고, 광주를 다시 찾아 사적지를 둘러본 뒤 관련 사진을 책에 담았다. 국내에서는 감수가 병행됐다. 김현석 광주대학교 명예교수가 참여해 일본어 표현 과정에서 의미가 달라지지 않도록 점검했다. 한글판 집필진인 장용준 교사도 번역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원문 이해를 도왔다.
번역은 기존 교과서를 그대로 옮기는 식이었다. 교과서의 22개 주제 구성은 유지된 것이다. 다만 2024년 진상조사 결과를 반영해 일부 표현을 보완했다. 작업은 2024년 말 시작돼 지난해 1년 동안 진행됐으며, 현재는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일본에서는 일반 도서 형태로 출간될 예정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해외 교육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5·18 교육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