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에 삽도 못 뜨는 공공소각장… 쓰레기 140만t 떠돌 판 [심층기획-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100일]
2030년 직매립 금지 전국 시행
공공소각장 72곳 추진 불구
착공은 성남·옹진 단 2곳뿐
최대 난관은 지역 주민 반대
쓰레기 ‘이동 대란’ 오나
민간소각장 이용 폭증 불보듯
일일처리량 가장 많은 충청권
전국에서 ‘소각 쏠림’ 가능성
“말이야, 뭘 못하겠어요.”
2일 경기 의왕 왕송호수에서 만난 주민 최모(48)씨는 ‘왕송호수 주변 쓰레기 소각장 전면 백지화’라고 적힌 현수막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소각장 설치 계획이 담긴 고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 지방선거도 다가오니까 시에서 말만 ‘백지화’라고 하는 거라고 의심한 게 당연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국 곳곳에서 공공 소각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지만 의왕처럼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데 이어 2030년 직매립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원정소각’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공 소각시설 확보 등 준비가 필요하다. 최악의 경우 3년여 내 직매립 금지로 처리시설을 찾아 떠도는 쓰레기가 한해 140만t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20ℓ 종량제 봉투(4㎏ 기준) 약 3억5000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확충을 추진 중인 공공 소각시설은 총 72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이미 직매립이 금지된 수도권은 모두 27곳이다. 그러나 현시점 실제 착공한 곳은 경기 성남과 인천 옹진 2곳뿐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기후부가 내놓은 ‘패스트트랙’이란 게 주민 협의가 잘돼가고 있는 의정부, 파주, 성남 등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면서도 “대개 주민 반대가 큰 수원, 화성, 김포, 고양 같은 곳 등엔 제 역할을 못할 것이다. 규제 손질이 공공 소각장 확충 문제에 있어 막혀 있는 부분을 근본적으로 뚫어낼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더디기에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후 나타난 원정소각 현상이 3년여 내 전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전국 단위로 시행된다.

지자체가 초과량을 처리하려고 민간 시설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지역 간 쓰레기 이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 소장은 “지금 가동 중인 공공 소각시설에 전처리 시설을 새로 지어 소각 효율을 높여야 한다. 신설 소각시설에는 전처리 시설을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처리 시설은 종량제봉투에 대한 파봉·선별 등 작업을 거쳐 폐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회수하는 기능을 한다. 홍 소장은 이 밖에도 “인근 지역 간 생활폐기물을 유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체 공공 소각시설을 ‘플랫폼화’하는 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의왕=김승환 기자, 김은재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문도 안 남은 막창 지옥’ 이제 그만…부모 노동 굴레 삭제한 이찬원의 단호한 결단
- ‘골방 컵라면’서 ‘62억·1000억’ 부동산…기안84·박태준이 바꾼 ‘부의 지도’
- 고시원 쪽방서 ‘800곡 저작권’ 판(板)까지…나훈아, 가황의 벽 뒤에 숨긴 눈물
- 리처드 프린스 37억 작품 소장한 지드래곤…'아트테크'로 증명한 글로벌 영향력
- 산불 1.5억 기부·직원엔 디올백…지수가 보여준 '보상과 나눔'의 품격
- ‘연 2억 적자’ 견디고 85억 차익…하지원, ‘단칸방 6가족’ 한(恨) 푼 185억 빌딩
- 15년 전세 끝낸 유재석, ‘285억 현금’으로 ‘논현동 펜트하우스 벨트’ 완성
- 장가 잘 가서 로또? 슈퍼 리치 아내 둔 김연우·오지호·김진수, ‘재력’보다 무서운 ‘남자의
- 7남매 집 사주고, 아내 간병까지…태진아가 350억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
- 이영현 "첫째가 잇몸, 둘째가 눈 가져갔다"…엄마들의 '위대한 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