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AI 대전환, 사교육 아닌 공교육이 주도권 잡아야 성공"
아이스크림미디어·에듀 등
AI 접목 교육용 플랫폼 개발
공교육 현장서도 적극 활용
대형학원 협력 제안 모두 거절
학교가 AI 전환 주도권 가져야
학생 맞춤형 교육 가능해지고
결국 사교육 폐해 없앨 수 있어

작년 8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AIDT·AI Digital Textbook)를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 자료로 규정한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일선 초중고에 AIDT 보급이 지연되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학교에 AIDT를 전면 도입한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고 현재 각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AIDT란 AI를 활용해 학생 개인의 능력이나 수준에 맞는 다양한 학습자료와 학습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일체를 일컫는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아이스크림미디어·아이스크림에듀 통합 사옥에서 만난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은 "궁극적으로 AI 플랫폼 중심으로 구조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교육사업에 몸담고 있는 박 회장은 AI 플랫폼 중심의 교육 대전환은 민간 사교육 시장이 아닌 학교 공교육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시공테크의 핵심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초등교사 플랫폼 '아이스크림S'는 전국 교사의 대다수가 활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무료화 이후 사용자 기반은 더욱 확대됐다. 이러한 경쟁력의 기반에는 10여 년간 축적한 650만건 넘는 교육 콘텐츠가 있다. BBC 야생동물 영상이나 중국 청두 동물원에 있는 판다의 실시간 모습까지 제공한다. 알림장 앱 '하이클래스' 역시 하루 1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학교 현장의 필수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AIDT를 주요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다음은 박기석 회장과의 일문일답.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초등학교 학부모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제 초등교육 분야는 우리가 독보적이다. '아이스크림S'라는 교사용 플랫폼이 있다. 여기에 영상·사진 등 교육용 멀티미디어 자료 650만건이 있고 지금은 AI를 접목해 서비스하고 있다. 10년간 유료로 운영했다가 2년 전부터 무료로 전환했다. '하이클래스'는 알림장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그걸 통해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숙제 등을 확인한다."
-교육용 콘텐츠를 구축하는 과정에 어떤 원칙이 있나.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검증된 콘텐츠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연 생태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영국 BBC와 저작권 협의를 했고 사진 설명 문구 하나까지 전문가 검증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결국 학습의 정확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개정 초·중등교육법 이후 AIDT 도입이 지연됐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AIDT 도입에 있어서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현장 적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AIDT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도 한 여당 의원이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 우리 부스에 와서 1시간 동안 유심히 설명을 듣고 가기도 했다. AI 플랫폼이 교육 현장에 적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더 탄탄히 AIDT가 교과서로 기능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
-사교육 업체와 제휴하는 것도 방법인데.
"실제 대형 학원 몇 곳에서 AI 플랫폼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모두 거절했다. 민간이 아니라 공공 영역이라야 데이터를 책임감 있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의 학습 이력뿐 아니라 출결·활동·평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데이터가 누적되면 단순 성적 분석을 넘어 학습 태도나 변화 추이까지 파악할 수 있다. 반면 학원은 특정 과목과 기간에 한정된 데이터만 확보하기 때문에 분석의 깊이가 제한적이다. 그리고 사교육 영역이 AI 플랫폼까지 쥐게 되면 가정 형편에 따른 학생들의 교육 편차는 더 커지게 될 것을 우려한다."
-AI가 실제 학교 수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나.
"AI는 단순히 문제를 풀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맞춤형 튜터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학생마다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AI는 각자의 수준에 맞는 보충 자료나 심화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교사는 전체 학생의 학습 상태를 파악하고 개입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결국 교사는 반복적인 설명에서 벗어나 지도와 코칭에 집중하게 되고, 수업은 상호작용 중심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 AI 기반 교육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AI가 아이들의 행복을 찾아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서울대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서울대에 가야만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학벌주의가 팽배하다. AI가 학부모들의 생각을 바꿔줄 것이다. AI가 '당신 아이는 수학과 영어는 못하지만 음식 만드는 재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면 학부모들도 아이가 셰프로서 자질이 있음을 확신하고 지원해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가 사교육을 없앨 수 있다고 본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교육사업자로서 위기감은 없나.
"오히려 확장할 교육시장이 넘친다. 그림으로 아이들의 재능이나 스트레스를 분석하는 '아트봉봉', 고령층 그림 그리기 플랫폼 '아이프라우드'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영어·수학·미술 교육은 세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에 AI가 접목될 것인 만큼 다 새로운 시장이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1948년생 △1966년 순천고 졸업 △1977년 고려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1977년 율산실업 입사 △1988~2023년 시공테크 대표 △1995~2008년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이사장 △2004~2007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2005~2007년 코스닥협회장 △2007~2020년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 △2014년 금탑산업훈장 수훈 △2013~2026년 아이스크림에듀 대표 △2025년~ 아이스크림아트 대표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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