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듣고 만지다…오감 깨우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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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미술관이 직장인의 쉼터, 가족관람객의 놀이터로 변신해 다시 문을 열었다.
성실한 현대인을 상징하는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22m 높이 '해머링맨'으로 친근한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광화문사옥 내 위치한 세화미술관이 전시장 새단장과 함께 2층과 3층에서 각각 두 건의 전시를 나란히 열고 관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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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품서 먹거리 퍼포먼스까지
동시대 韓 작가 다양한 미술 조명
직장인·가족관람객 놀이터로 변신

세화미술관이 직장인의 쉼터, 가족관람객의 놀이터로 변신해 다시 문을 열었다.
성실한 현대인을 상징하는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22m 높이 ‘해머링맨’으로 친근한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광화문사옥 내 위치한 세화미술관이 전시장 새단장과 함께 2층과 3층에서 각각 두 건의 전시를 나란히 열고 관객을 맞이한다.

먹고 만지는 미술
작품을 보기도 전에 달콤한 냄새가 먼저 후각을 자극한다. 2층 기획전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의 시작이다. 맛있는(?) 작품의 주인공은 이원우 작가의 설치작 ‘상냥한 왕자’다. 보석 장식부터 몸을 감싼 금박까지 모두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내어준 조각상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 ‘행복한 왕자’처럼 관람객들을 위해 솜사탕을 나눠주는 퍼포먼스 작업이다. 당연하게 여기는 기존 논리가 부서질 때 발생하는 유머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가 점잖은 미술관에서의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보통 작품에는 ‘손대지 마시오’의 문구가 놓이지만 전시장 입구 김예솔의 작품들은 ‘동그라미를 잘 굴리는 방법’ 등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것을 중시한다. 사운드 설치미술가 정만영의 ‘순환하는 소리’는 귀로 즐기는 작품이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 흐르는 소리가 시작되고 새소리, 숲의 소리가 함께 흐른다. 도시인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자연의 소리를 포착했다. 투명한 유리를 섬세한 레이스처럼 유려하게 설치한 박혜인, 물고기를 유인하던 폐집어등으로 작업한 부지현 등의 작품은 빛의 신비로움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한다. 보는 것 중심의 전시가 아닌, 오감을 모두 깨울 수 있는 전시라는 점이 특별하다.

도시의 풍경과 기억
3층 전시장은 입구를 못 찾아 당황할지도 모른다. 막힌 책장을 더듬어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에서 관람이 시작된다. 꿈쩍않을 줄 알았던 벽이 스르륵 밀리는 순간 ‘비밀의 문’을 찾은 듯한 짜릿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전시장 안이 어둑하다. 관객을 맞는 것은 현악기의 소리. 방파제의 ‘테트라포드’ 같이 생긴 나무 조형물 앞에 서면 나직한 악기 소리가 흘러나오며 명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서성협의 작품이다. 이름 모를 악기들이 전통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임수식은 사진을 매개로 공간과 기억, 축적된 시간을 탐구하는 작가다. 개인의 책장이나 건축 내부를 촬영한 이미지를 책가도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남의 집 책장을 구경하듯, 책가도에 놓인 물건 하나하나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보민은 전통 산수화의 구도와 시점을 바탕으로 현대 도시 풍경과 사회적 이미지를 결합한다. 한마디로 현대적 산수화라 할 수 있지만, 작가는 산수를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닌 동시대 사회상과 권력·기억이 중첩된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해머링맨이 우뚝 선 흥국생명 빌딩을 비롯한 세화미술관 주변과 서울의 도시 풍경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을 기획한 마동은 세화미술관 부관장은 “‘무엇을 기억할까’보다는 ‘어떻게 기억할까’에 초점을 맞춰 기억이 가지고 있는 형태, 성질, 특성을 세 명의 작가를 통해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나오는 문도 역시나 막힌 책장이지만, 대부분 관객들이 들어올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출구를 찾는다는 점에서 현대미술이 가지는 힘을 실감할 수 있다.
세화미술관은 올해 기관 의제를 ‘관점 전환’으로 정하고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조망하는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미술관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직장인 할인, 가족관객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강화를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는 6월28일까지.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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