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퇴직금 날리고 10kg 빠져...가족에게 미안해 죽고 싶었다" [도둑맞은 월급 2조원(上)]
"퇴직금 3억 증발" 건설업계 노동자 생존 위기
"공공부문도 안전하지 않다" 급여 환수·퇴직금 축소
"33년 일했는데 퇴직금 뜯겨" 가족까지 번진 체불 피해
임금체불, 취약층으로 확산

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설·제조업 등 현장에서 임금체불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금체불로 생계가 흔들리면서 대출 의존이나 신용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계 기반까지 붕괴되는 사례도 있었다.
건설업 종사자 A씨가 받지 못한 돈은 두 달치 임금과 퇴직금을 포함해 약 3억원에 달한다. 월급은 700만원 수준이었고 약 30년 근속으로 쌓인 퇴직금은 2억5000만원이 넘는다. 사건 이후 그의 삶은 급격히 무너졌다. 한 달 사이 체중이 10㎏ 이상 빠졌고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 3개월 간 수입이 끊기면서 공과금 납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사업주는 아파트 두 채를 가진 자산가였다"고 주장했다. 임금체불 원인이 경영상 어려움은 아니라는 취지다.
공공 영역도 임금체불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서울 한 지자체 청년센터에서 4년 동안 근무한 B씨(35)는 수탁기관 변경 이후 급여 환수와 퇴직금 일부 미지급 등 300만~4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B씨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정상 지급됐던 급여는 다음 달 들어 '과다 지급됐다'는 이유로 삭감됐으며 이미 지급된 급여 일부까지 차감됐다. 동료 3명도 각각 20만~30만원가량 급여가 줄었다. B씨는 "인건비는 전액 구청에서 공공 재원으로 지급되는 구조라 재정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퇴직금 문제도 발생했다. 고용승계된 직원 4명 중 B씨만 계약 조건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중간정산이 이뤄졌고 본인 동의 없이 진행된 정산으로 약 300만~400만원가량을 덜 받았다. 세무사 확인 결과 법정 기준보다 최대 200만원 이상이 부족했다. 근무기간을 반영하면 추가로 받아야 할 금액도 남아 있는 상태다. 고용보험 상실 처리도 지연되면서 실업급여 수급도 어렵게 됐다. 그는 "월급이 제때 들어올지 몰라 연차를 쓰는 동안 단기 아르바이트와 외주 일을 병행했다"고 토로했다.
장기 체불은 개인을 넘어 한 가정을 파괴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위니아전자(구 동부대우전자)에서 33년 근무한 C씨(57)는 2022년 말부터 임금체불을 겪었다. 체불된 퇴직금만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8월부터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한 C씨의 생계는 빠르게 무너졌다. 그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형제와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교회와 주변 지인들로부터 쌀과 생필품을 지원받으며 버텨야 했다. 배우자와 두 자녀도 모두 아르바이트에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C씨는 "퇴직금이 나올 거라 믿고 버텼는데 회사는 약 4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고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회장은 본인과 일부 임원들의 퇴직금은 모두 챙겨주고도 정작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경영을 하지 않아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씨의 85세 어머니는 최근 스트레스로 뇌경색 발병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어머니도 나 때문에 돌아가신 것 같고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며 "한때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했지만 가족들을 떠올리며 버티고 있다"고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임금체불이 주로 취약계층에 집중되며 임금이 끊길 경우 생계 위기와 사회복지 부담까지 확산되는 구조인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장갑질119 교육센터장 권오훈 노무사는 "단기 계약직이나 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경우 임금을 받지 못하면 대출에 의존하게 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사채로까지 이어지면서 빚의 굴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이러한 과정이 빈곤으로 이어지고, 이후 질병이나 복지 의존 문제로 확대되면 국가가 사회복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최승한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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