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경북 제외 전멸’ 위기, 안중에도 없는 ‘장동혁호’…비대위 출범 가능성은?
김종혁·배현진 “추한 모습 그만, 결단하라” 파상공세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창당 이래 최대의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107석 소수 야당' 으로서 정부·여당의 독주를 저지할 입법적 수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6·3 지방선거 판세마저 '경북 이외 전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운영의 키를 쥔 장동혁 대표 체제는 이 같은 안팎의 경고음을 외면한 채 독주를 이어가고 있어, 당내에서는 '장동혁호 해체'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7석 소수 야당'의 비명…"당이 후보에게 짐?"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인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지방선거 격전지인 인천에서 진행된 지도부의 첫 선거 지원 행보였으나, 돌아온 것은 장 대표를 향한 쓴소리였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을 앞두고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에는 장 대표에 대한 비판을 주도했다. 탄핵을 막지는 못해 안타깝지만 계엄을 선포한 것은 잘못인 만큼, 장 대표가 '윤 어게인'과 같이 가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윤 의원은 "당이 후보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지, 짐이 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지도부를 직격했다. 특히 윤 의원은 현장 후보자들의 절박함을 대변하며 "비상체제로의 전환을 솔직히 후보자들이 원하고 있다"고 발언해 사실상 장 대표의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힘을 보탰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오 시장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당 지도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터져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 지지율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최소 15%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바닥 정체' 현상이 장기화되자, 당 지도부의 운영 기조에 대한 임계선을 넘어선 현장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기사회생 김종혁·배현진, 장동혁에 '카운터펀치'
법원 판결로 당원권을 회복하며 화려하게 복귀한 친한파 인사들의 공세는 더욱 매섭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배현진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추한 모습을 그만 보이고 용퇴하라"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하는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밤 SNS를 통해 장 대표의 최근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장 대표가 과거 언급한 '당원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는 표현을 인용해 "그 자유의지들이 이제는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총합적으로 아우성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재명 정권의 독주와 폭주가 점입가경인데, 제대로 된 싸움 한 번 못 하면서 유튜브 '장대표 어디가'나 찍고 계시니 어이가 없다"며 "사람들은 '장대표 어디가'가 아닌 '장대표 빨리가'라며 조롱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배현진 의원 역시 인천 최고위 파행을 거론하며 "지도부를 향해 이보다 민망하고 무안하게 발골(發骨)하는 지적을 본 적이 없다"고 성토했다. 배 의원은 "공천이 마무리되면 후보들이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당 대표 할아버지가 온다 해도 기다려줄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장동혁 지도부가 결단해야 반전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북 고립무원' 안중에 없는 장동혁호…비대위 출범 가능성은?
실제로 야권 내부의 지방선거 판세 분석은 '참혹' 그 자체다. 각종 여론조사의 지표는 국민의힘이 확실한 우위를 점한 곳이 경북도지사 선거 정도뿐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와 부산마저 여당 후보의 약진 속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장 대표는 현장의 쓴소리에 대해 "비공개로 할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면 대외적으로 좋지 않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현장의 비명소리가 지도부에게는 그저 '외부 노이즈'로만 들리는 모양"이라며 '선거 현장의 어려움이 안중에도 없는 장동혁호'라는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당 안팎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장 대표가 지지율 폭락과 '사당화' 논란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한다면, 지도부 책임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노선 변경을 선언하고, 쇄신파의 요구를 수용해 비대위 체제로의 길을 열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당을 살리는 길인데, 그럴 가능성이 낮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