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솔로 다영' 사랑할 수밖에 [인터뷰+]
지난해 성공적 솔로 데뷔…7개월 만 컴백
"3년 간 준비한 솔로, '바디' 큰 사랑 예상 못해"
"연습생 때부터 알앤비·팝 좋아해…본모습 찾아"
"보는 음악·듣는 음악 다 되는 가수 되고파"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가수가 있을까. 인터뷰 내내 그룹 우주소녀 다영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내뱉었다. 지난해 데뷔 9년 만에 도전했던 첫 솔로. 준비에만 3년의 세월을 쏟았던 솔로 데뷔는 음악방송 1위, 음원차트 상위권 등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다영은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하지만 1시간에 걸쳐 그의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나니, 성공적인 솔로 활동은 우연보다는 필연에 가까웠다.
다영은 다 계획이 있었다. 솔로 준비에 3년이 걸린 것도 그의 계획대로였다. 허투루 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다영은 3년의 세월을 두고 "그럼 충분할 거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솔로로 데뷔하고 싶었던 나이가 정확하게 27살이라서 23~24살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 대중들에게 너무 어리게 비치고 싶지 않았고, 서른 살의 어른도 아닌 딱 20대 후반에 느끼는 감정을 음악을 통해 얘기하고 고민을 나누고 싶었죠. 10년 차의 무대 경험과 27살이 낼 수 있는 건강한 느낌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디지털 싱글 '고나 럽 미, 롸잇?(gonna love me, right?)'을 발표하며 솔로 첫발을 내디딘 다영은 사랑스러움·몽환적·청순함 등의 단어와 어울렸던 우주소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구릿빛 피부에 짙은 스모키 화장, 금발 스타일을 한 채로 등장했다. 자신감 넘치게 사랑과 자기 확신에 대해 노래하는 다영의 파격적인 모습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 12세 '제주 소녀'로 출연했던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놀랐을 도전이었다. 다영은 "제주 소녀로 기억해 주는 분들도 많고, 또 제가 안 해본 예능이 없을 정도로 방송 출연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대부분 알아본다. 오일장에서 어르신들도 알아본다"면서 "친근한 느낌이 있어서 '옆집 동생이 유학을 갔다가 성공해서 온 느낌이지 않을까"라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다영이가 우주소녀 때랑 비교해서 많이 변했다', '어떻게 스타일링이 저렇게 변했지?'라고 하시는데 사실 이게 본모습이다. 우주소녀 활동할 때가 그룹 색에 맞추고 융화하기 위해 변한 모습이었다. 피부색도 태닝한 게 아니다. 우주소녀를 할 때 오히려 멤버들의 피부톤에 맞추기 위해 바디 메이크업했다"고 말했다.
여름밤의 열기를 떠올리게 하는 리드미컬한 그루브와 중독적인 훅이 인상적인 데뷔곡 '바디(body)'는 다영의 비주얼과 어우러져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여름이 지나 발매됐음에도 '완성도가 좋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음원차트에서 순위 상승을 거듭했다. 수록곡 '넘버 원 록스타(number one rockstar)' '메리 미(marry me)' 모두 명곡으로 꼽힌다.
음악 스타일과 관련해서도 다영은 "연습생 때부터 알앤비, 팝을 좋아했다"면서 "엑시, 은서 언니가 '너는 이제 드디어 네 모습을 보여줘서 홀가분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성공적인 데뷔에 이어 7일 오후 6시에는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왓츠 어 걸 투 두(What's a girl to do)'를 내놓는다. 다영은 "사실 정말 많이 떨렸다. 부담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잠을 못 자는 날이 더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바디'가 예상치 못하게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가 시즌1이 잘되면 시즌2를 기대하지 않나"라면서 "이전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더욱더 혹독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곡 '왓츠 어 걸 투 두'와 수록곡 '프라이스리스(Priceless)' 두 곡이 담겼다. 다영은 지난 싱글 '메리 미'의 작사·작곡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곡에 대해 다영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는 사람이 자기 캐릭터가 아니게 되지 않나. 너무 이 사람을 좋아해서 엉뚱한 행동을 할 때도 있고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할 때도 있다. 그런 내가 싫어질 때도 있는데 다 자연스러운 거니까 더 용기를 가지고 자신감 있게 사랑하라고 재치 있게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왓츠 어 걸 투 두' 역시 3년 전 솔로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노래였다고. '바디' 이후에 '왓츠 어 걸 투 두'를 내고자 하는 목표를 이미 뚜렷하게 지니고 있었던 다영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음악을 시간대별로 들었으면 한다"면서 "'바디'는 한여름 낮에 친구들과 뜨거운 파티를 여는 느낌이다. 아침 출근할 때부터 오후 6시 저녁을 먹기 전까지 들으면 딱 맞다. '왓츠 어 걸 투 두'는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까지가 피크다. 낮에 '바디'를 듣고 저녁에는 '왓츠 어 걸 투 두'를 들으시라는 의미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다영의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퍼포먼스 또한 '왓츠 어 걸 투 두'의 핵심이다. 특히 다영은 라이브 무대의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디' 때는 너무 호기롭게 전체 생라이브로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라이브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라 사람들이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듣기 좋게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를 곳에선 확실히 집중하고, 춤을 보여주고 싶은 구간에서는 춤에 집중하게끔 세세하게 MR을 만들고 있다. MR 작업을 하는 데에만 3주가 걸렸다"고 말했다.

다영의 삶에 빈틈이라고는 없어 보였다. 그는 여전히 하루 6~7시간의 기본기 레슨을 병행하고 있었고, 음악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5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매일 해야 할 것들을 챙긴다고 했다. 다영은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댓글이 있었다고 했다. '요즘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힘들고, 다들 실낱같은 희망에 베팅하고 살아가는데 다영 씨의 무대가 제게 괜찮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거 같아서 오늘 밤에도 일할 맛이 나고 힘이 난다'는 것이었다.
"너무 공감이 갔어요. '바디'가 이렇게 많은 분께 사랑받게 되고 알려지게 된 것도 정말 실낱같은 희망에 베팅한 거였거든요. '바디' 이후에 저 자신을 조금 더 많이 사랑하게 됐고,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바디'가 나올 때만 해도 용기와 자신감이 0%였거든요. 앨범이 나오면 저랑 엄마만 살 거 같아서 실물 앨범도 내지 않은 거였어요. 그런 애였는데 '바디'를 사랑해 주시고 제게 잘한다고 해주시니까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솔로 다영의 색채는 많은 음악 팬에게도 자극이 됐다. 자신감이 없었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확고했고, 이를 표현하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결국 진심은 통하는 법. 진심을 알아보는 가장 예리한 눈을 가진 대중의 마음에 끝끝내 가닿은 다영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신기하다. 어떻게 아시냐"고 묻는다고 한다. '워터밤' 관객들이 자신의 노래를 전혀 모르는 악몽도 꾼다고 했다. 진심과 함께 열정, 욕심이 있다는 증거일 테다. 인터뷰를 마치며 다영은 자필로 적어온 손 편지를 꺼내 직접 취재진에게 읽어줬다. 성장을 지켜봐 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 등에서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졌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만큼, 우주소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가수를 꿈꾼 게 정확하게 4살 때였어요. 장래 희망이라는 말을 알고부터 그 칸에는 가수를 적었죠. 꿈꾸던 순간을 즐기고 있는 거예요. 우주소녀라는 너무 좋은 팀을 만나서 값진 경험을 많이 하고 솔로로 데뷔할 수 있었죠.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됐어요. 그 경험이 없었더라면 솔로는 시도조차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외동인데 친자매 같은 멤버들이 있어서 계속 도와주고 있죠."
끝으로 다영은 "보는 음악, 듣는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3년간 준비해 놓은 곡이 많다. 다음에 내고 싶은 곡들이 이미 머릿속에 있다"면서 "들고나오는 노래마다 '정말 좋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하고 싶은 음악도 많고, 장르도 다양하다. 어떤 음악이 됐든 좋은 음악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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