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보이스피싱 피해 381억 급증…고령층 집중 타깃

이상만 기자 2026. 4.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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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피해 23.6% 증가…고액 사건 잇따라
검찰·금감원 사칭 등 수법 진화…“의심 문자·전화 즉시 차단”
▲ 경북경찰청 보이스 피싱 예방 포스트

숫자가 경고음을 울린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다시 가파르게 늘며, 특히 고령층을 정조준한 범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사후 검거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2년 193억5000만 원에서 2023년 130억6000만 원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260억1000만 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2025년에는 381억8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불과 2년 만에 피해 규모가 세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피해자 수는 2024년 995명에서 2025년 1020명으로 2.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피해액이 급증한 것은 '고액 피해'가 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5년에는 단일 사건으로 수억 원대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연령대별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30대 이하 피해자는 9.6%, 40~50대는 6.8%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은 23.6% 증가했다. 고령층이 새로운 '취약 고리'로 떠오른 것이다.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디지털 환경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흐름이 읽힌다.

최근 수법은 더욱 치밀해졌다. 지난해 1월 '카드·통장 개설 알림' 문자에 URL을 첨부해 클릭을 유도한 뒤, 검찰청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준다. 이후 수표 인출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약 8억8000만 원을 가로챈 사례도 확인됐다.

국경을 넘는 조직 범죄 양상도 나타난다. 지난해 7월 대학생을 속여 해외로 보내 대포통장 전달책으로 이용한 뒤, 범죄 수익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숨지게 한 사건(2명 구속)까지 발생했다. 범죄는 더 교묘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싱 범죄는 발생 이후 추적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나 전화는 절대 신뢰하지 말고, 금전이나 개인정보 요구 시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