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단가 68% 올랐는데…숙박쿠폰·체납관리단 채용이 ‘전쟁 추경’ 사업?

정부가 나프타 수입단가 급등에 대응해 약 47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지만, 나프타 가격이 약 70%가량 더 오르면서 국회에서 지원 규모 재설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숙박·영화·공연 할인 쿠폰, 체납관리단 채용 등 ‘전쟁 추경’ 취지와 거리가 먼 사업은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추경에 나프타 수입가격 상승분 보전을 위한 신규사업으로 4694억5200만원을 편성했다. 중동 사태 발발 전후의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 차액 중 50%를 보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정부 지원을 위한 가격을 산정했을 때 이후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정부가 ‘나프타 보조금’ 추경 예산을 편성하면서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을 t당 304달러로 산정했다. 이는 중동전쟁 발발 전 5년간 월별 나프타 수입단가에서 상·하위 10%를 제외한 값 중 최고액(t당 783달러)과 사태 발발 이후 일별 수입단가에서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최고액(t당 1087달러)의 차액을 기준으로 추계한 수치다.
그러나 전쟁 개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나프타 수입단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3월 27일 기준 나프타 수입단가는 t당 1293달러를 기록했으며, 단가 차액은 추경 편성 당시 산정한 톤당 304달러보다 67.8% 높은 t당 510달러에 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대체 수입물량(213만t)은 가격 상승에 따라 조정된 수요를 전제로 추산한 것”이라며 향후 단가가 하락하더라도 수입물량 회복으로 지원 총액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추경 심사일 기준 1주일간 평균 수입단가를 토대로 상승분을 재추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정 부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이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이외에도 중동 전쟁 여파로 피해가 커지고 있으나 지원 대상에 빠져 증액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시설농가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1305억원), 무기질비료 가격보조(160억원), 어업인 면세경유 보조금(795억원), 취약계층 수산식품 바우처(221억원) 등 사업을 증액했다.
심사 과정에서 주요 사업이 잇달아 증액되면서 추경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숙박·휴가·영화·공연 할인쿠폰 지원(586억원)이 거론된다. 본예산에서 제외됐던 창업 오디션 사업인 모두의 창업(1550억원) 뿐 아니라 국세청 체납관리단(2134억원), 농지 특별조사(588억원) 등 단기고용 일자리 사업도 이번 추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된 TBS 지원 예산도 ‘전쟁 추경’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된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TBS 지원 예산 49억5000만원을 순증한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 예산은 논란이 되자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문제제기하면서 TBS 지원 예산은 추경에서 빼기로 합의했다.
아직 올해 예산 집행도 덜 됐는데 추경에 또 편성된 사업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고용유지지원금·내일배움카드·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청년 취업 지원 4개 사업은 지난해 연말 편성된 본 예산도 아직 집행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고유가 대응 예산의 적절성을 두고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체납관리단 확대와 농지 특별조사 등 사업들을 거론하며 “실질적인 피해 지원과는 거리가 먼 4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라며 “해당 예산을 화물·택시·배달 라이더 등 생계형 운송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두터운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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