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일반봉투", 직원은 "검토 안해"… 시민들 "어쩌라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지난 5일 한 고객이 종량제 봉투에 구매 물품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7/dt/20260407164928535owjm.jpg)
쓰레기 종량제 봉투 수급 불안에 따른 국민 불편이 가중되면서 대중의 원성이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하고 있다.
장관은 일반봉투에 버리는 방안이 있다고 했는데, 부처 공무원들은 검토한 바 없다고 엇갈리고 있어 현장 혼란만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종량제 봉투를 구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이 고육지책으로 쓰레기를 일반봉투에 담아 무단배출 하는 일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집에 쓰레기가 쌓이는 등 생활 불편을 참지 못하고 과태료를 무릅쓴 무단배출이 속출하는 것이다.
정부가 종량제 봉투 수급난의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불가피하게 법을 어기게 되는 처지에 내몰리는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일에는 서울 양천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남이 버린 쓰레기를 바닥에 쏟아버린 뒤 종량제 봉투만 가져가는 여성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해당 영상은 이튿날 JTBC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불분명한 정책 메시지가 대중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종량제 봉투 대신 일반봉투도 허용하겠다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실행 여부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앞서 김 장관은 종량제 봉투 사재기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악의 상황이 오면 일반봉투 사용 허용 등 만반의 대책을 세웠다"면서 "집에 쓰레기를 쌓아둘 일은 절대 없다"고 썼다. 그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종량제 봉투 (부족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장관 메시지가 나간 이후 종량제 봉투 수급난을 대체할 일반봉투 배출과 관련한 후속 대책에 대해선 기후부 내부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기후부 대변인실은 장관의 '일반봉투' 메시지 지우기에 급급하다. 지난 6일 일반봉투 허용에 필요한 후속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본지 질의에 대변인실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일반봉투 배출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위생문제,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생활폐기물 처리에 대한 장관의 말이 무게를 잃은 셈이다.
안 그래도 혼란한 상황에 이 같은 아마추어적인 행정으로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닌 액션 플랜(실행 계획)"이라며 "일반봉투 허용 방침을 정했으면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어야 하고, 아니라면 명확히 선을 그어 시장 혼란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무부처 안에서부터 장관 따로 직원 따로면 시장 혼란과 정책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종량제 봉투 공급부족으로 일반봉투를 허용했다가, 기후부 알선으로 뒤늦게 종량제 봉투 업체와 계약해 일주일만에 철회한 전주시의 경우 다수 시민이 일반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고 있다.
전주시의 한 시민은 "누구는 종량제에 버리고 누구는 일반봉투에 버리면 어렵게 종량제 봉투를 구해 쓰는 시민들만 손해 아니냐"며 "이젠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쓰레기를 담은 일반봉투들이 거리 곳곳으로 쏟아지면서, 전주시는 종량제 봉투와 일반봉투를 함께 수거하는 혼란을 겪고 있다.
전주시는 일반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선수거, 후단속·계도'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일반봉투에 쓰레기를 배출하면 각 구에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로 가는데, 지금은 과태료를 물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계도 기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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