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월가 황제’ 다이먼, “사모대출 부실,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어”

강현철 2026. 4. 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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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는 '사모대출 부실'이라는 불똥이 슬금슬금 금융시장으로 튀고 있습니다. 그간 전체 금융시스템으로 위험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적었지만, 최근 들어 월가를 이끄는 금융 리더들도 잇따라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증권 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월가의 황제'로 꼽히는 JP모건체이스 은행의 제이미 다이먼(사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모대출(Private Credit)은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 등이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활용해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다이먼 CEO는 이날 주주들에 보내는 연례 주주서한에서 "언젠가 반드시 신용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레버리지(부채) 론 전반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경제 환경을 고려한 예상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레버리지 론(leverage loan)은 부채 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대출 형태로 조달한 자금을 뜻하죠.

다이먼 CEO는 "신용 기준이 사실상 전 부문에 걸쳐 완화돼왔다"며 미래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가정, 느슨한 대출 약정, '페이먼트인카인드'(PIK·이자 납부 없이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 활용 증가 등을 그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그는 "사모대출의 경우 대체로 투명성이 높지 않고 엄격한 대출평가 기준이 부재한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실현된 손실이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시장 환경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만으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지칭하죠. 주로 신용도가 높지 않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블랙스톤, 아레스, 아폴로, 블루아울 등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고객들의 줄 이은 환매 요청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이먼 CEO는 사모대출 방식으로 이뤄진 레버리지 론 시장 규모가 약 1조8000억달러로 미 전체 하이일드(고위험) 채권 시장 규모(1조5000억달러)를 웃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투자등급 채권 시장(13조달러), 주거용 주택담보대출 시장(13조달러)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보면 사모대출이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다이먼은 진단했습니다.

다이먼 CEO는 앞서 지난해 10월 미 기업 퍼스트프랜즈와 트라이컬러 파산 사태 이후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해 사모대출을 포함한 신용시장 위험을 경고한 바 있죠.

다이먼 CEO는 현재 진행 중인 미·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전쟁이 에너지 가격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이 예측 불가능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현 지정학적 사태의 결과가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가 전개되는 방식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6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 이사회 의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금융 시스템)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한 곳의 문제는 다른 곳으로 번질 수 있다"면서 사모신용 시장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버핏 의장은 "만약 붐비는 극장에서 누군가 '불이야'라고 외친다면 모두가 달려 나갈 것이고, 여전히 남들보다 먼저 문에 도착하는 게 이득"이라며 "나는 뒤에 서서 '모두 진정하세요.'라고 말하겠지만, 그건 내가 빨리 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유했죠.

이같은 발언은 최근 투자자들이 사모신용 시장,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 등 위험군 차입자에게 노출된 펀드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CNBC는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 신뢰도 충격이 전체 금융시스템 전반의 스트레스를 가속할 수 있다는 버핏 의장의 오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버핏 의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 대해서는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내가 (경영을) 맡은 이후 시장이 50% 이상 하락한 적이 확실히 세 번 있었다"며 "이 정도는 흥분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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