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정청래·장동혁, ’여·야·정 협의체’ 오찬 회동

이영란 기자 2026. 4. 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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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손을 맞잡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7일 청와대에서 만나 중동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다짐했다. 7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위기 타개를 위한 해법과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개헌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시각 차를 확인했다. 그러나 극한 대치 국면을 벗어나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대구·경북 주민들의 관심사인 행정통합 논의가 중앙 정치권의 대화 테이블에서 비중 있게 다뤄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 "전쟁 피해 지원은 국가의 책무… 포퓰리즘 공세 과해"

7일 청와대 측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는 한병도 민주당·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양당 주요 인사들과 김민석 국무총리, 청와대 참모진이 함께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겸한 회담 모두발언에서 정부 추경안에 포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적극 엄호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폭이 워낙 커 국민의 어려움을 덜고자 '전쟁 피해 지원금'을 준비한 것"이라며 "이를 '포퓰리즘'이나 '현찰 나눠주기'로 표현하는 것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재원 마련과 관련해 "빚을 내거나 증세를 한 것이 아니라, 경제 회복에 따라 늘어난 세수를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국민의 30%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점은 안타깝고 죄송하지만, 재원의 한계 내에서 공정하게 쓰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대한민국이 상당히 위기인 만큼, 내부적 단합이 중요하다"며 "마뜩잖은 부분이 있더라도 제안을 주시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 순차적·점진적 개헌 논의에도 긍정적으로 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동혁 대표 "현금 살포는 독…부동산 규제 풀고 기조 바꿔야"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장 대표는 26조 2천억 원 규모의 추경에 대해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은 시중 통화량을 늘려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대표는 이어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기' 등 부적절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화물차·택배 종사자 지원 등 '민생 생존 7개 사업'을 반영할 것을 역제안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을 확대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사건 유감 표명을 거론하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겐 비난받고, 김정은에겐 칭찬받는 외교 노선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한·미 달러 스와프 체결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장 대표가 '중국인 관광객 짐 나르기 사업' 예산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체크해보고 특정 대상에 한정된 것이면 삭감하겠다"고 답하며, "이래서 여야가 자주 만나 대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전문 수록 등 개헌…대구·경북 행정통합도 논의

접점을 찾지 못한 경제 현안과 달리 개헌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부마항쟁 포함, 계엄 남용 방지, 지방자치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점진적 개헌'을 제안하며 "국민의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에 장동혁 대표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당론"이라고 전하면서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하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역제안했다고 최보윤 수석대변인이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았으며,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최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된 화제도 테이블에 올랐으며, 이 대통령은 "야당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 빨강·파랑 '통합 넥타이'…여야 지도부 '손' 맞잡게 해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섞인 '통합 넥타이'를 매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맞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생 경제가 전시 상황인 만큼, 여·야·정이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진행된 기념촬영 중 양옆에 선 정 대표와 장 대표에게 "두 분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것 아니냐. 연습 한 번 해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두 대표의 손을 직접 가져다 맞잡게 한 뒤 그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정 대표와 장 대표 역시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과거의 냉랭했던 기류를 덜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찬 메뉴로는 각기 다른 재료가 어우러진 '오방색 해물잡채'와 화합을 상징하는 단호박 '타락죽' 등이 올랐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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