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란봉투법 사용자성 판단 신청 '줄취하'…"준비해서 다시 신청"

곽용희 2026. 4. 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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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일부 하청노동조합들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해 달라며 제기한 사건을 대거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가 백화점 등 원청이 교섭 대상이라며 제기한 사건에서 중앙노동위는 원청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에 대해 노조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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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일부 하청노동조합들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해 달라며 제기한 사건을 대거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들이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판단을 받아 부정적인 선례를 남기기 보다 보완 후 재신청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공고 시정신청, 159건 가운데 71건 취하 

7일 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159건 가운데 71건이 취하됐다. 특히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자노조는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93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신청했지만 이 중 49건을 지난 6일 일괄 취하했다. 민주노총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도 17건 중 12건을 철회했다. 

사용자성 판단과 맞물린 또 다른 절차인 교섭단위 분리 신청도 접수된 전체 114건 가운데 27건이 취하됐다. 공공돌봄노조는 제기한 16건을 전부 거둬들였고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고려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분리신청 4건을 취하했다.   

노조의 집단 취하는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불리한 판정이 나올 경우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사건에서는 교섭 의제 미비 등으로 노동위가 노조에 보정 요구를 했다. 김경수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입증자료가 부족할 경우 오히려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노동위로부터 추후 재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의 취하는 노조가 승소한 1심 행정법원 판결에 대해 중앙노동위가 항소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백화점 등 원청이 교섭 대상이라며 제기한 사건에서 중앙노동위는 원청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에 대해 노조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1심 판결은 확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2월 고용노동부의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에 참고 자료로 쓰이기도 했다. 노조는 ”노동위원회의 항소는 기업들이 원청 교섭을 회피하는 논거가 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법리를 정비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노조는 원청교섭을 약속받고 취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연대노조는 지난 2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곳 원청을 상대로 인용 판단을 받았지만 원청이 모두 교섭의지를 밝히면서 일부 사건은 이튿날 취하했다. 

 ○노동위도 "재신청 가능하니 자료보완하라" 유도

노동위 역시 자료 보완을 유도하는 분위기다. 일부 지방노동위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과 미공고 시정신청이 동시에 제기될 경우 한 건은 취하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위원회 쏠림 현상도 문제다.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의 신청 사건은 비록 취하됐지만, 47건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몰려 있었다. 

노사 간 법적 분쟁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6일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를 상대로 노동조합 확정공고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공고에서 제외된 것을 다투는 차원이다. 같은날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중앙행정기관 공무직 노조 2790명이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까지 교섭울 요구한 하청노조는 985개 소속 14만3000명이며 교섭 대상 원청은 367개다.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총 31곳이다. 

한편 오는 9일에는 쿠팡CLS, 국민은행, 하나은행, KB국민카드 등 금융권과 한국전력공사, 고려아연, SK에너지, S-OIL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노동위 심문회의가 예정돼 있다. 공공기관과 달리 사기업들은 사용자성을 적극 다툴 예정이라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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