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해 줄 현금 없다”며 버티는 업체…수영장 회원 3억 원대 피해

김정현 2026. 4. 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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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의 한 사립학교 재단이 소유한 수영장.

A 업체는 일반 회원들이 낸 선납 이용료도 환불해 주지 않았는데, 이들의 피해액까지 합치면 총피해 금액은 약 3억 원에 달합니다.

수영장 위탁 입찰 계약서를 보면, '회원을 모집할 경우 3개월까지만 회비를 선납 받을 수 있다', '위배 시에는 계약을 해지하고 선납 받은 금액을 환불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재단 측이 관리 감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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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의 한 사립학교 재단이 소유한 수영장. 인근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최근 회원들이 수억 원의 돈을 떼이는 일이 생겼습니다.


사건은 이달 초, 수영장의 운영권이 바뀌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운영을 맡아온 A 업체가 입찰에서 탈락했는데, A 업체가 회원들이 미리 낸 회비를 돌려주지 않은 채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른바 'VIP 회원 보증금'입니다. A 업체는 300만 원의 보증금을 맡기면 월 이용료를 40%가량 대폭 할인해 주는 VIP 제도를 운용해 왔습니다.

VIP 회원은 모두 47명으로 이들이 맡긴 보증금만 1억 4천만 원입니다. A 업체는 일반 회원들이 낸 선납 이용료도 환불해 주지 않았는데, 이들의 피해액까지 합치면 총피해 금액은 약 3억 원에 달합니다. 피해 회원 수도 500명이 넘습니다.

"피해 금액이 3억 가까이 되죠. 부부인 피해자도 있는데 돌려받아야 할 선납금만 7개월 치 150만 원이래요. 이게 적은 금액이 아니잖아요. "(피해 회원 김학주 씨)

■"당장 돌려줄 현금 없어"…새 업체가 회원 승계해야 한다는 기존 운영사

A 업체는 당장 돌려줄 현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새로 운영권을 따낸 업체가 회원을 승계해야 한다고 책임을 돌립니다.

운영자가 변경됐을 때 기존 회원의 이용권과 보증금 반환 등의 의무를 새 운영자가 그대로 이어받도록 하는 체육시설법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체육시설법 27조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법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고요. 회원들의 돈을 다 돌려줘야 하는지, 아니면 일부만 돌려줘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법리적인 판단을 받아보겠다…." (A 업체 관계자)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사례가 체육시설법 제27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업체 간 영업권 양도가 아니라, 학교 재단과 맺은 '임대차 계약'의 종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해당 법 적용이 어렵다는 겁니다.

소유주인 학교 재단 측의 부실한 관리 감독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수영장 위탁 입찰 계약서를 보면, '회원을 모집할 경우 3개월까지만 회비를 선납 받을 수 있다', '위배 시에는 계약을 해지하고 선납 받은 금액을 환불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재단 측이 관리 감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단 측은 개별 회원 계약에 일일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조항이 있지만, 위탁 운영을 맡긴 이상 학교 측에서 시간과 인력을 들여 적극적인 감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안전이나 시설 문제를 관리하는 거지, 회원들이 3개월 이상 계약했는지 일일이 우리가 감독할 수는 없죠." (재단 관계자)

■"학교 이름 믿고 등록했는데"…피해 반복될 우려 커

문제는 이런 피해가 반복될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수영장 운영 입찰이 2~3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계약이 끝나더라도 이용료 반환을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재단 측은 "3개월 이상 이용료를 받지 않도록 신규 업체에 권고하겠다"면서도 "당장 계약 내용을 바꾸는 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단과 운영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의 몫이 됐습니다. VIP 회원 42명은 지난 1일 기존 운영사인 A 업체를 상대로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한편,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0년 넘게 수영장을 다녔는데, 2~3년마다 입찰을 새로 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학교 시설이니까 믿고 등록했는데, 운영사가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300만 원 보증금을 안 냈겠죠." (피해 회원 김학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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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right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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