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AI 전환' 없으면 한계…"분절형에서 데이터 기반 연결 산업으로"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건설업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반 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운영체계를 구축해 설계·시공·품질·유지관리 등 건설 전 과정에서 질적 도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7일 오후 2시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산업 재탄생(Rebirth) 2.0:지속 가능한 산업 혁신과 AI 시대 대전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AI·로보틱스 기반 건설산업의 미래와 정부 지원 전략, 기업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건설산업은 커다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투자 위축과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고 있고,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현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건설산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우리가 마주한 과제는 이제 경험과 관행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됐다. 정부·발주자·설계자·시공자 모두가 데이터와 기술을 매개로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먼저 건설업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손태홍 건산연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지난해 3월 건산연이 제안한 '재탄생 1.0'이 건설산업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인식의 전환(시공→국가 산업)을 이끌었다면 이번 '2.0'은 이를 실제 제도와 현장에 적용하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산업 재탄생의 실행 기반으로 '사람·거버넌스·기술'을 꼽았다. △사람은 산업의 핵심 가치를 재정립하고 참여 주체의 인식 전환을 이끄는 출발점 △거버넌스는 다양한 참여 주체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정책과 시장이 실제 작동하도록 만드는 실행 체계 △기술은 AI, 데이터, 자동화 기반으로 산업의 생산성과 신뢰를 함께 끌어올리는 전환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손태홍 실장은 "담론에서 실행으로 전환하는 '재탄생 2.0'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산업 혁신 기회가 소멸할 것"이라며 "미래 건설산업이 시공을 넘어 전 산업을 연결·운영하는 지능형 가치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생태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최석인 건산연 기획·경영본부장은 '지능형 건설의 도래, AI 기반 건설산업의 미래 지형도' 발제를 통해 AI와 로보틱스가 분절된 건설 가치사슬을 연결하고 혁신을 이끌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석인 본부장은 "건설업은 일회성 생산·분업·주문형 등의 전통적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연결이 강점인 디지털 시대에는 치명적 약점이다"라며 "지금까지는 기술 제약 등으로 개선의 실효성이 낮았지만 AI와 로보틱스의 급격한 발전으로 건설산업에도 근본적인 혁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와 로보틱스 기반으로 구조 전환이 이뤄지면 사업 여건별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 스마트 건설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또한 생산성 향상, 안전, 품질 확보, 사업 리스크 제거를 통한 금융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성과 창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AI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국가 건설 정책 및 제도와 기업 대응 속도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의 건설산업 재탄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서, 산업계와 정부가 과감한 실행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영준 건산연 연구센터장이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정부 및 기업의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전영준 연구센터장은 "현 정부는 '3대 AI 강국' 도약을 목표로 기술 개발, 인프라·연구기반조성, AX, 생태계 조성 등 전 부처 합동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99개 법정 계획(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 어디에도 건설산업의 AX(인공지능 전환) 방안은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현재 운영되고 있는 건설 관련 정부 DB는 현재 활용도가 낮다"며 "이유는 제한 공개, 시스템 분절 및 단계별 정보 단절, 데이터 품질 부족, AI 판독성 미고려, 표준화 부재 등으로 파편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제안했다. 전영준 연구센터장은 "정부는 핵심 공공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기업은 정부가 표준안을 제시하는 민간 데이터 생태계 환경 내에서 필요에 의해 버티컬 AI를 선택적으로 구축하도록 계층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규제 합리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행 건설기계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건설과 로봇 산업을 규율하고 있는 여러 법령과 제도는 사람이 장비를 운영하거나 법적 책임을 지는 구조만 고려하고 있다"며 "AI로 무장한 건설기계 장비와 휴머노이드가 실제 건설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건설기업은 단순 AI 도입을 넘어 전사 단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 업무 방식을 유지한 채 AI를 도입할 경우 실질적 ROI(투자 대비 수익률) 확보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전영준 연구센터장은 "AI 시대 건설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정교한 미래 설계와 과감한 실행력에서 재탄생될 것"이라며 "초기 투자 부담이 큰 기술의 확산을 위해 기술 학습 비용을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duwjddid@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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