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를 말하다] BTS, 한국 대중음악 100년이 일궈낸 '파격적 혁신'의 기록

최석호 2026. 4. 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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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개항도시 대표

2026년 3월21일 오후8시 BTS가 완전체로 돌아왔다. 광화문에 열린 정규 5집 '아리랑' 발매 기념공연에 전 세계 10만4000명이 몰렸다. 'Body to Body'를 부를 때는 관중들이 아리랑을 떼창하기도 했다. 공연 당일 'Swim'이 스포티파이 글로벌 데일리 톱송 1위에 이 오른 것을 비롯해 14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4월 첫째 주 빌보드 핫 100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우리 노래를 즐기는 세계인보다 우리가 더 의아하다! BTS를 비롯한 우리 가수들이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한양에 등장한 때를 전후해서 우리나라 대중음악 역사도 본궤도에 오른다. 음반을 출시하고 신문에 광고하고 극장에서 라이브로 노래했다. '이 풍진 세상을'(희망가)이라는 유행창가가 크게 히트했다. 영국 민요를 일본이 해석한 노래다. 이어서 '엿장사' '시드른 방초' '황성의 적'(황성옛터) 등이 히트한다. 요나누키 음계로 우리가 직접 만든 일본식 대중음악이다.

전쟁과 함께 변화가 일어났다. 미군은 라디오를 가지고 들어왔다. 라디오 방송도 시작했다. 미군이 듣는 노래와 비슷하고 우리가 즐겨 듣는 트로트 갔기도 한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곡이 히트쳤다. 전쟁이 끝나고 미8군 클럽에서 미군을 위해 노래 부르던 한국가수들이 한국사람을 위해서 부른 노래 '노란 샤쓰의 사나이'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미인' 등이 히트쳤다. 컨추리·록 등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다.

1975년 대마초 사건이 터진다. 가장 인기 있는 가수 27명을 가뒀다. 노래 부를 가수가 없어서 방송을 못 할 지경이다. 가요제를 열었다. 노사연·신해철·이선희·심수봉 등 신인가수와 활주로·옥슨·블랙테트라·샌드페블즈·로커스트 등 캠퍼스밴드가 대거 등장한다. 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곡 '나 어떡해'는 전에 없는 히트를 기록했다.

다른 한편으로 포크음악이 주류 대중음악에 반기를 들고 등장한다. 7음계를 모두 사용한다. 화성으로 진행한다. 꺾지 않는다. 감정을 낭비하지 않는다. 트로트와 결별한다. '꽃반지 끼고' '친구' '행복'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 주옥같은 히트곡이 쏟아진다.

여러 대학 노래패 출신을 모아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한다. 1987년 10월31일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공연한다.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사계' 등 민중음악은 대중음악이 된다.

세계화 시기에 접어들면서 한국대중음악은 최대 위기를 맞는다. 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계 메이저와 국내 대기업이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서 중소기업과 격돌한다. 세계화는 외환위기와 겹쳤다. 기적이 일어났다. 랩음악을 도입해서 대중음악에 혁신을 일으킨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메이저와 대기업을 눌렀다. 홍콩을 본토에 반환하면서 발생한 아시아 대중음악 시장 공백을 비집고 들어가서 중국·일본·동남아로 시장을 넓혔다. 한국대중음악은 케이팝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빌보드는 2010년 케이팝 전용차트를 개설했다. 2024년 하이브는 대기업이 되었다. '난 알아요' '노바디' '강남스타일' '다이나마이트' 등 히트곡에 맞춰 세계가 춤을 췄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기적이 아니다. 유행창가·컨추리·록·포크·민중음악·랩 등으로 폭을 넓히고 이질성을 줄였다. 홍콩 본토 반환에 따른 아시아 대중음악 시장 공백을 기회로 전환했다. 축적된 역량을 유럽과 미국에서 발휘했다. 유행창가에서 랩음악에 이르는 오랜 여정에서 파괴적 혁신을 거듭한 최종 결과물이 BTS 정규 5집 '아리랑'이다. 한국형 대중음악 유통 플랫폼으로 다시 한 번 혁신하기를 기대한다.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개항도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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