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4월, 꽃놀이 갔는데 … "눈물·콧물 쏙 뺐어요"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4.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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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마다 '눈·코·폐' 3중 경보… 일상 속 치료와 예방 어떻게
챗GPT

봄나들이 다니기 좋은 계절, 흩날리는 벚꽃잎이 우리를 유혹하지만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호시탐탐 신경계를 노린다. 재채기와 콧물, 눈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얼마나 괴로운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초기 증상이 반복되다 보면 점막에 생긴 염증이 주변 조직으로 퍼지거나 만성화되는 경우도 흔하다. '짧은 봄만 지나고 나면 괜찮겠지' 하면서 방치하다간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봄철 질환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눈 결막의 면역세포가 외부 항원에 과민하게 반응해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 대다수지만, 환자에 따라 아토피 각결막염이나 봄철 각결막염 등 중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꽃가루와 풀, 나무 먼지 등이 기승을 부리는 4월에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내원한 환자는 약 199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18%에 달하는 35만명이 4월 한 달 사이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눈과 눈꺼풀 주변에 나타나는 참기 힘든 가려움증이다. 심해지면 결막 충혈과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까지 뒤따른다. 일반적인 세균성 안질환과 달리 누런 눈곱보다는 끈적이고 투명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결막이나 눈꺼풀이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과 생활환경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은 물론 습진,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동반 여부를 우선 확인한다. 이후 세극등 현미경 검사를 통해 결막의 충혈 상태와 좁쌀 같은 돌기(유두) 형성 유무를 정밀하게 관찰해 확진을 내린다.

치료의 핵심은 항원 노출을 최소화하는 회피요법과 약물치료의 병행이다. 가려움증 등 급성 증상 완화에는 효과가 빠른 항히스타민제가, 증상 재발 방지와 예방에는 비만세포(염증 유도 물질을 분비하는 면역세포) 안정제가 주로 처방된다. 염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점안액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오남용 시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등 부작용 위험이 커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과 감독하에 사용해야 한다.

가렵다고 눈을 비비는 것은 금물이다. 눈을 비빌 때 발생하는 기계적 마찰은 염증 물질을 주변 조직으로 확산시켜 부종을 악화시키고, 손에 묻은 항원을 직접 눈 속으로 전달해 증상을 심화시킨다.

안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습관이 단순 염증을 넘어 각막염이나 각막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각막이 얇아지며 원뿔처럼 솟아오르는 '원추각막'이 발생할 경우 영구적인 시력 저하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증상 발생 시 즉각적인 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꽃가루 비산이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창문을 닫아 외부 오염 물질의 유입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했다면 귀가 직후 즉시 샤워를 해 신체와 의복에 남은 미세 항원을 말끔히 제거하도록 한다.

충혈된 눈을 가리기 위해 안대를 착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안대는 눈의 통기성을 방해하고 안구 온도를 높여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고온다습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이는 알레르기 증상을 넘어 2차적인 세균성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창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눈이 가려울 때는 냉찜질을 하거나 냉장 보관한 차가운 인공눈물을 씻어내듯 충분히 점안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수돗물이나 소금물로 눈을 씻는 행위는 예민해진 결막에 2차 손상을 줄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가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서울대병원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복병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특정 항원에 대한 코점막의 과민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연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이 대표 증상으로 꼽힌다.

많은 이들이 비염을 초기 감기로 착각하곤 하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부터 명확한 차이가 있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는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며 보통 1~2주 내에 호전된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열이 나지 않으면서도 특정 환경에서 증상이 수개월간 장기화되는 특징이 있다. 만약 전신 증상 없이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한 달 이상 이어진다면 감기가 아닌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 전략은 크게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뉜다. 약물치료 중 코안에 직접 분사하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 제제는 전신 흡수가 적으면서도 국소 염증 억제 효과가 뛰어나 임상 현장에서 1차 치료제로 가장 권장된다. 만약 만성적인 비용종(코혹)이나 후각 장애를 동반한 중증 환자라면 최근 도입된 생물학적 제제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염증 유발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기존 약물로 호전되지 않던 환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증상 개선 효과를 제공한다.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해결을 원한다면 면역요법이 효과적인 대안이다. 이는 원인 항원을 3년 이상 소량씩 지속적으로 투여해 우리 몸이 해당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치료 기간은 다소 길지만 알레르기 체질 자체를 개선해 약물 없이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만족도가 높은 치료 옵션이다.

비염 관리의 핵심은 코점막을 자극하는 외부 환경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나 급격한 온도 변화, 담배 연기 등 점막 자극원 노출을 최소화하고,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습관화해야 한다.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도 필수다. 냉난방 시 실내외 온도 차가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적정 습도를 유지해 점막의 수분도를 확보해야 건조함으로 인한 추가 자극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귀가 직후에는 세안과 양치는 물론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비강 점막에 달라붙은 미세 이물질과 잔류 항원을 물리적으로 직접 제거함으로써 염증 반응을 원천 차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면역내과 교수는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대기 오염 물질이나 꽃가루 농도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활용하는 습관이 증상 악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알레르기 질환은 단순한 계절적 불편함을 넘어 중이염, 부비동염, 시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질환에 이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은 호흡기 건강이다. 봄철마다 반복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호흡기 필터인 기관지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 중에 정체된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데다 호흡기를 거쳐 체내 깊숙이 침투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세먼지는 지름에 따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먼지는 코점막이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직접 도달한다. 이렇게 유입된 먼지는 폐 내부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해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초미세먼지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급성 증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단순 감기나 독감이 폐렴 등 중증 2차 감염으로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 기능이 약한 고령층과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영유아, 임산부 등 고위험군은 일반 성인보다 생체 타격이 크고 증상 진행 속도가 빠르다. 고농도 시기에는 선제적인 노출 차단 등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오지연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고 기관지의 자연스러운 방어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며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이 평소보다 심해지거나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차다면 단순한 감기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도가 높은 날에는 건강한 성인이라도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개인 보호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른 다각도의 정밀 검사가 실시된다. 우선 흉부 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폐포 손상도와 폐렴 여부를 파악한다. 폐기능 검사(PFT)로 기도의 폐쇄 정도를 측정해 천식과 COPD를 감별하기도 한다. 또 호기산화질소(FeNO) 검사로 기도의 알레르기성 염증 수치를 분석하고 필요시 가래, 혈액 검사(CRP)를 병행해 세균 감염 여부를 최종 확진한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고농도 시기에는 장시간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KF80·94·99)를 안면에 완전히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 대로변이나 공사장 등 농도가 높은 지역은 피하고 귀가 직후에는 손 씻기와 세안, 양치질 등을 통해 신체에 남은 잔류 미세먼지를 즉시 제거하는 위생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체내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타민C가 풍부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한 신체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외 대기질 못지않게 실내 공기질 관리도 중요하다.대기질이 양호한 시간대를 파악해 주기적인 환기를 시키고, 공기청정기 등을 활용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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